[경상일보 35년 발자취]지역사회와 동고동락하며 ‘울산의 窓’으로 우뚝

2024-05-14     전상헌 기자

경상일보는 언론 불모지인 울산에서 지역 소식을 전하고자, 1988년 회사 설립 등기·정기간행물 등록인가와 함께 소식지를 발행하며 창간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1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1989년 5월15일 마침내 창간호를 내고 35년간 ‘울산의 창’(窓)으로 시민 곁에서 때로는 질책과 애정이 어린 비판 등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며 대표 언론사로서 사명을 다해왔다. ‘울산광역시 승격’ ‘UNIST 개교’ ‘KTX 울산역 개통’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등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알리고, 과정을 공유했다. 지난 35년 동안 경상일보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지역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살펴본다.



◇경상일보 발자취

경상일보는 1989년 5월15일 창간됐다. 창간 1년 전 지역유지 50여명이 뜻을 모아 언론 불모지였던 울산의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당시 울산에는 울산MBC와 KBS울산 등 방송국은 2곳 있었으나 지역 신문사는 없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등이 울산에 주재기자를 두고 지역 소식을 실었으나 지역 여론을 전달하고 비판 견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창간작업은 울산 중구 학성동 432-353 학성빌딩에서 진행됐고, 1988년 10월31일 회사 설립 등기 및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젊은 시절 언론계에 종사하다 비료회사를 경영하던 김상수씨가 맡았다. 이어 기자와 사원 공개채용으로 기자 60여명을 비롯해 180여명의 신입·경력 사원을 뽑았고, 4월30일에는 본사 사옥을 남구 신정1동 635-9 거마빌딩으로 옮겼다. 1년여의 준비 끝에 1989년 5월15일 ‘지역발전의 기수’ ‘정의 실현의 선봉’ ‘문화 창달의 주역’이라는 사시(社是) 아래 창간호가 나왔다. <慶尙日報>라는 한자 제호에다 세로쓰기 8쪽의 신문으로 울산을 기반으로 한 첫 지역신문이 탄생한 것이다.

경상일보는 이후 1992년 5월9일 남구 무거동 남운프라자(7~8층)로 사옥을 옮겼다. 창간 이듬해 한국ABC협회와 한국기자협회에 잇따라 가입하고, 1994년 6월에는 한국신문협회, 2003년 3월에는 전국지방신문협의회(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창립회원사로 가입해 공신력을 키워왔다.

특히 200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 신문사에 울산지역 신문사로는 최초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17차례로 울산지역 언론사 가운데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

세로쓰기 8쪽 신문으로 출발한 경상일보는 1997년 7월15일에 지역 최초로 전면 가로쓰기 한글 전용 제호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2006년에는 기존 16면 발행에서 4개 면을 늘려 20면으로 증면 발행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매주 목요일에 28면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5월부터 코로나 등의 여파로 16면으로 감면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2017년 8월에는 경상일보TV 개국으로 유튜브(경상일보TV), 인스타그램(cultureksilbo) 등을 통해 동영상·카드 뉴스 등을 활용한 콘텐츠 제공으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울산 품격 높이는 데도 앞장

경상일보는 창간 후 지역의 대표 언론사로 기초 지자체인 울산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 ‘직할시’ 승격 당위성과 필요성을 지면으로 대변했다. 1994년 직할시 승격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경남과 일부 정치권 등의 반대로 무산됐으나, 경상일보는 울산시민의 염원을 확대 재생산했고, 1997년 7월15일 자로 시민의 숙원이었던 광역시 승격이 확정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울산의 젖줄이던 ‘태화강 살리기운동’도 함께 했다. 기획 시리즈 등으로 대숲 존치 당위성을 알리는 한편 대숲 존치 운동을 펴는 환경단체 활동을 상세히 보도하는 등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1995년 마침내 대숲 존치 결정을 내렸다. 광역시 승격 후에도 지속적인 태화강 살리기 운동을 벌였고, 2019년 우리나라 두 번째 국가 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이뤄냈다.

울산의 새로운 발전 중심축이 될 혁신도시 조성과 관련해서도 경상일보는 정부의 이전 발표 이후부터 준공 시점에 이르기까지 도로 부실시공 등 특종기사와 기획 시리즈를 발굴·연재, 정치권과 지역사회 관심을 이끌며 혁신도시가 제대로 조성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경상일보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울산지역 문화의 품격을 높이는데도 각별한 정성을 쏟아왔다. 바둑·축구·야구·골프·마라톤 등의 대회를 통해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여기에 울산 유일의 신춘문예를 비롯해 국제설치미술제·아트페스타·울산현대미술제·선암호수불꽃쇼·울산공업축제 폐막식을 장식한 불꽃축제·비즈니스컬처스쿨 등 문화예술행사도 지속해서 개발하며 척박했던 지역문화를 선도해 왔다.

특히 지난해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울산에서 처음 불꽃축제로만 단독으로 열린 행사에 15만명(울산시 추산)이 넘는 인파가 몰린 행사를 사고 없이 치러내며 시민 볼거리 제공과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산업도시 울산에 기업과 생활 속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 2018년부터 학교와 시민 대상 ‘안전골든벨’, 스트리트 댄스의 성지 울산에서 2019년부터 ‘울산 비보이 페스티벌’ 등으로 울산 시민에게 새로운 문화 행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