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 농업의 미래먹거리, 스마트 농업에서 답을 찾다
농업의 사전적 의미를 ChatGPT3.5를 사용해 알아보면 ‘자연의 토지와 기후 자원을 활용하여 식물과 동물을 재배 및 사육함으로써 인간의 식량, 섬유, 의약품, 연료 등을 생산하는 활동’이라고 확인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주변 시민들에게 농업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 어떤 답이 나올까. 가장 먼저 나오는 답변은 ‘고되고 어려운 일이지만 소득은 낮고, 도시보다는 외곽에서 고령층이 종사하는 직업’이었다. 농업계 종사자로서 작금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감히 농업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안전한 먹거리 제공으로 시민들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 농촌 관광을 통한 휴식공간 마련과 정서적 치유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기후조절과 오염물질 정화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해 환경과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 및 인류 번영의 기초가 되는 필수 불가결한 산업’이라 주장하고 싶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식량안보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정책 수립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푸드테크·애그테크 관련 기술 혁신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농업 기술과 우수한 인력 육성으로 첨단화·규모화·전문화를 추진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계의 첨단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국내 농업계에서도 발군의 모습을 선보이며 스타트업 기업들이 2024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미드바르사의 에어팜은 세계 최초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을 선보였고 탑테이블사는 잉크4D라는 4차원 푸드프린팅 시스템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한국형 첨단 농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다수의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 농업은 무엇일까.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지속가능성이 약화되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농업 현장에 접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이자 농산물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농업계의 블루오션이다. 올해 7월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 예정인 가운데 울산시는 이미 스마트농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였고, 울산형 스마트농업 보급 및 확산에 지자체 중심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며 타 지자체에도 모범이 되는 행보이다.
그렇다면 울산농협은 울산농업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2022년 울산농협은 전국 광역시 최초로 농협 보급형 스마트팜을 시범 도입해 토마토와 멜론재배 농가의 영농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였으며 울산시와 연계한 ICT 융복합 자동화 시설하우스 지원을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농협 주도의 스마트형 육묘센터 조성으로 종자산업 기반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에서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농업지원센터 조성 및 운영사업에 공모하여 전국에서 4번째이자 남부권 최초로 선정되었고 북구 신천동 일대에 약 700평 규모로 연내에 완공될 예정이다. 스마트농업지원센터는 빠른 스마트농업 전환을 위한 생활권내 기술보급 거점마련, 농업인 조합원의 안정적 스마트팜 창업과 주변 농가 확산 지원을 목적으로 농협중앙회, 지역농협, 지자체가 공동 추진하는 사업이다.
농소농협 스마트농업지원센터가 개소되면 울산지역 농가들의 스마트 농업 경작·기술보급의 거점으로 농협과 농진청 공동컨설팅 사전 제공, 작물재배 매뉴얼 보급 및 현장 실습 등 작물재배사를 통한 체계적인 영농 기술이 보급되어 울산 스마트농업이 한단계 더 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여기에 울산시의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 과수·원예 산업육성 및 안심 먹거리 생산·유통 정책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울산농업 구현의 현실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얼마 전 크게 흥행한 한국 영화의 한 장면에 ‘흙에서 만물이 생성되고 모두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라는 주인공의 독백이 있었다. 위 대사를 듣고 농업의 근본 요소인 흙을 떠올리고 울산농업의 미래를 생각하였다면 너무 억측일까. 울산농업의 발전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억척스러울 정도로 농업만을 바라보고 농업인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 스마트 농업이 있고 울산 농업인이 있다.
김창현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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