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14명이 들려주는 ‘부산미각’

2024-05-21     차형석 기자
부산에 살며 부산 음식을 먹고 자란 인문학자 14명이 ‘부산의 맛’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책 <부산미각>(문학동네, 279쪽)을 펴냈다.

부산은 역사적으로 대륙과 해양의 관문으로, 부산을 통해 한·중·일은 물론 동남아, 유라시아 문화가 교류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음식에 고스란히 남았다.

저자 중 한 명인 최진아 부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이 책에 “부산의 식탁은 대륙과 해양의 미각을 거침없이 차려낸다”며 “그 안에는 저 멀리 북방 초원의 유목민족이 즐기던 농축된 맛과 바다 건너 일본 어느 시골의 소박한 맛이 모두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부산 사람들의 소울푸드’인 돼지국밥부터, 밀면·동래파전을 거쳐 대선소주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로컬푸드를 한 상 푸짐하게 차려낸다.

저자들은 재첩국·돼지국밥·밀면 등을 피란의 아픔을 이겨낸 생명력 있는 음식으로 분류한다.

일례로 재첩국은 낙동강 하구에서 캔 재첩으로 만들어 ‘재치국 아지매’가 골목골목 “재치국 사이소”를 외치며 새벽 배송하던 보통 사람의 첫 끼였다고 한다.

또 완당·부산오뎅·양갱 등은 대륙과 해양이 만나 새롭게 탄생한 음식이고, 동래파전·금정산성막걸리·대선소주는 무뚝뚝한 부산 사람들의 속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