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지구를 살리려면 재생에너지를 살려라

2024-05-21     이재명 기자
유럽의 대표적인 기상연구소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연구소’는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섭시 14.98℃를 기록하면서 1850년부터 1900년대까지의 평균기온보다 1.48℃ 더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재앙 수준의 기후변화가 예상된다.

화석연료 에너지원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원으로는 자주 거론되는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외에도 조력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지열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양수발전과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다. 이들 대체에너지도 각각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더 이상의 기후변화 위기를 막기 위한 방안 중 원자력발전을 제외한 가장 유력한 방안들이다.

해류나 조류를 이용하면 풍력 발전기의 바람개비처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바람은 언제, 어디서, 얼마나 불지 미리 정확하게 알기 어렵지만 해류나 밀물, 썰물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풍력과 달리 연속성이 보장되는 에너지원이 된다. 그러나 밀물과 썰물을 이용하는 조류발전은 방조제를 만드는 비용 문제와 갯벌 훼손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2011년 착공할 계획이었던 세계 최대의 가로림만 조력 발전소(520MW) 설립 계획이 무산되었다. 현재 가동 중인 세계에서 가장 큰 조력 발전소는 우리나라의 시화호 조력 발전소(254MW)이다.

바닷물의 흐름을 이용하는 해류 발전은 방조제 건설이나 갯벌의 훼손 문제는 없다. 현재 ‘울돌목 조류 발전소’가 시험 가동 중에 있다. 또한 파력을 이용하는 파력 발전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영국은 이런 해양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을 20% 이상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중 15%가 파력 발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해류와 조류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인 발전용량이 600GW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석탄화력 발전은 설계 수명을 다하면 폐기 수순을 밟기로 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추진해오던 양수발전 사업에 화력발전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예천 양수발전에 이어 영동, 홍천, 포천, 합천, 양양(한수원)과 구례, 봉화(중부발전), 곡성(동서발전), 금산(남동발전) 등에서 화력발전 폐쇄에 대비한 양수발전이 추진되고 있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 여유 전력을 이용해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을 때 하부 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여 사용하게 된다.

수소는 온실기체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수소를 얻는 대부분의 방법은 화석연료로부터 얻는 에너지를 생산공정에 사용하기 때문에 ‘무늬만 청정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 속에 묻혀 있는 수소가 있다. 최근 알바니아의 오피올라이트 암석 지대에서 약 4600만t 규모의 천연수소 매장지를 발견한 이후 전 세계 오피올라이트가 천연수소 매장지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천연수소(화이트수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미발표 보고서에 전 세계 땅속에 갇혀 있는 천연수소가 무려 5조t에 이른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연간 수소 사용량은 약 1억t 수준이다.

현재, 연료 및 산업원료로 사용되는 수소는 거의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얻는다. 이렇게 얻는 수소를 그레이수소라고 부른다. 이 때 부산물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지 않고 포집·저장하는 과정을 거친 수소는 블루수소라고 부른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얻는 수소는 그린수소라고 한다. 그린수소는 탄소 배출을 전혀 하지 않지만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아서 생산량이 미미하다.

해양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유조선, 화물선은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기 때문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3%를 차지한다. 지금, 전 세계는 암모니아를 굳이 수소로 환원시켜 연료로 쓰는 방식이 아닌 암모니아 자체를 연료로 이용하는 엔진 개발과 연료 전지 연구가 한창이다. 암모니아는 보관도 쉽고 태워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