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대병원 이전, 심도있게 논의하되 서둘지 말아야

2024-05-24     경상일보

울산대학교병원의 이전 문제는 울산의 운명을 뒤바꿀 정도로 무겁고 중요한 주제다. 자칫 이 문제가 잘못 다뤄질 경우 울산 사회는 되돌아 나올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반면 이 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릴 경우에는 울산은 의료분야에서 새로운 미래로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 울산시와 울산대병원, 그리고 울산시민들은 지금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미 ‘울산대병원 이전’이라는 화두를 던져놓았고, 시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궁금증을 토해내고 있다. 시중에는 ‘울산대병원이 시내 모처로 이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지난 4월22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울산대학교병원을 도심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뒤 시민들 사이에는 “동구에 있는 집을 팔고 시내로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한다.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말이 ‘이전하기로 했다’로 와전된 것이다.

울산대병원의 이전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동구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당장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고, 시내에 있는 사람들은 집 가까이에 대학병원이 들어설 경우 편리성이 한층 높아진다며 환영하고 있다. 김 시장의 병원 이전 언급 이후 동구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으로서 울산시의 지역균형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울산대병원 이전 문제는 이제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게 됐다. 이미 시민들의 귀는 울산대병원 이전문제에 쏠려버렸다. 울산대병원 측에서는 아직 대외적으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많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울산시도 이제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됐다. 어떻게든 이전 문제의 진행 상황을 알리고 다음 단계로 논의를 이어가야 시민들이 수긍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울산대병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비롯해 환자, 보호자 등 많은 사람들이 찬반으로 나뉠 것이다. 찬반 감정이 격렬해질수록 부작용도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 이전 문제는 회피할 수 없는 현안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울산시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전문제를 다룰지, 아니면 없었던 일로 일단락 지을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 현안을 제대로 다룰 예정이라면 보다 심도 있게, 그리고 좀 더 체계적으로 논의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또 울산의 미래를 결정할 중차대한 일인만큼 조급한 마음은 버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