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치매환자 찾기에 체취증거견 맹활약

2024-05-24     박재권 기자
#지난 20일 오후 9시44분께 울산 울주군 백운산 산 중턱의 한 주택에서 잠든 사이 80대 치매 환자인 아내 A씨가 사라졌다는 남편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드론팀과 기동대, 형사팀, 교통팀을 동원해 주거지 인근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CCTV조차 설치되지 않은 험한 산속이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다음 날인 21일 오전 8시께 경찰견 ‘칼’을 현장에 투입했다. 칼은 A씨의 냄새를 토대로 약 1시간 반만인 오전 9시30분께 한 외딴 골짜기에서 웅크린 채 떨고 있는 A씨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A씨는 낙엽을 모아 끌어안고 몸을 떠는 등 체온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 체취증거팀의 체취증거견인 칼이 수색 현장에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체취증거견은 수사 목적으로 양성된 개로, 범죄 피해자나 실종자 수색, 증거물 발견 등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한다.

칼은 울산경찰청 최초의 체취증거견으로 활동하다 퇴역한 ‘엘비’의 후임으로 지난해 12월 울산청에 합류했다. 칼은 벨기에 세퍼트 마리노이즈 견종에 1년 5개월 된 수컷이다.

사회성이 좋아 사람 및 동료견과 잘 지내고 있고, 훈련도 성실히 임해 경찰청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칼은 자신과 같은 종이자 선배인 ‘캘리’와 울산경찰청의 체취증거견으로 활약 중이다. 칼은 고지대나 위험한 장소도 잘 다닐 뿐더러 나무 사이나 바위 틈, 풀숲 등을 가리지 않아 인명 수색이 주 업무인 경찰견으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지난 4월 울산 북구에서 60대 남성 B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을 때도 인근의 한 야산에서 숨을 거둔 채 쓰러진 B씨를 찾아내기도 했다.

칼의 핸들러(체취증거견 운영요원)인 김은정 울산경찰청 과학수사계 경사는 “사람이 직접 수색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꼼꼼히 살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칼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경찰청의 실종 경보 문자 발송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16건의 실종경보 문자를 발송해 시민의 제보로 9명의 실종자를 발견했다. 2022년 62건 중 20건, 2023년 75건 중 29건, 올해는 4월까지 14건 중 5건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 안전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울산경찰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