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관광자원, 차별화된 관광상품화 전략 마련해야
울산은 관광자원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 중심의 산악관광자원. 간절곶에서 정자해변에 이르는 해양관광자원, 반구대암각화 등의 역사문화관광자원, 태화강국가정원 중심의 생태관광자원, 자동차와 조선 그리고 석유화학단지의 산업관광자원 등 타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자원이 다양하면 당연히 관광객이 많이 올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유사성으로 인해 차별화된 관광상품을 개발하지 못해서이다.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없다면 관광객은 외면한다. 예를 들어 한식, 양식, 일식, 중국식 등 다양한 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에는 특색이 없어 찾는 사람도 적을 뿐만 아니라 그런 식의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도 드물다. 울산의 관광자원도 구색은 다양하지만 외지 방문객이 선뜻 방문하고 싶은 곳이 없다. 결국 관광객은 자기의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 상품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자원의 상품 차별화는 쉽지만은 않다. 관광자원의 상품은 특허로 등록할 수 없고, 모방이 쉽다. 일례로 2008년 충남 청양군이 만든 천장호 출렁다리(207m)는 한때 연간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기도 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는 20만명 대로 대폭 감소했다. 이웃 지자체인 예산군이 2019년 402m짜리 예당호 출렁다리를 만든 데 이어 2021년 논산군이 국내에서 가장 긴 탑정호 출렁다리(600m)를 개통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차별화 전략이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구분되게 함으로써 경쟁적 우위를 달성하는 전략이라고 정의된다. 관광상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울산 관광시장 측면에서 경쟁사는 타 시도의 지자체이고, 표적 고객은 울산의 관광상품을 찾는 주요 방문객층을 말한다. 관광자원 상품화 전략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다 한다.
1단계: 관광시장 조사. 관광상품 아이디어가 혁신적일지라도 시장에 수요가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첫 번째 단계는 시장 조사를 통해 타깃 관광객을 정의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 지자체의 분석도 중요하다.
2단계: 프로토타입의 개발. 프로토타입(prototype)이란 무언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험용으로 미리 만들어보는 물건을 의미한다. 일종의 시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토타입은 관광상품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초기 방문객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단계에서 관광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필요한 조정이 있다면 해야 할 것이다.
3단계: 관광객의 욕구 피드백 수집 및 반영. 프로토타입을 몇몇 초기 방문객에게 제공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집하는 것이다. 초기 방문객 선정은 여행 관련 파워블로거를 대상으로 팸투어 형식을 빌어도 좋을 듯하다. 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관광상품을 수정하고 개선해 최종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
4단계: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관광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데 관광상품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어떻게 수익을 생성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즉 가격 책정, 판매 전략, 마케팅 전략 등을 포함해 관광상품의 상업적 성공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5단계: 마케팅 및 판매 전략 마련. 관광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타깃 관광객에게 도달하기 위한 마케팅 및 판매 전략이 필요한데, 소셜 미디어, 온라인 홍보 등의 채널을 통해 관광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단계: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 관광시장의 수요 트렌드는 변화하므로 관광상품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혁신해야 한다.
관광자원의 상품 차별화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로컬 문화와 음식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장 울산다운 것이 전국의 관광객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이고, 경쟁우위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우위 요소들을, 앞에서 언급한 관광자원의 상품화 전략의 단계에 적용한다면 울산의 관광자원 상품화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