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재생에너지 정원으로 구경오세요

2024-05-28     경상일보

울산의 봄이 만발했다. 5월 중순 열린 봄꽃 축제를 전후로 작약꽃, 양귀비, 수레국화, 안개꽃 등 6000만 송이 꽃들로 가득한 태화강국가정원은 밝은 표정의 나들이객들로도 가득 찼다. 보석 상자같이 찬란한 꽃들을 향해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눌러대는 시민들의 입에서는 “와, 너무 예쁘다!”는 탄성이 절로 쏟아진다. 누구나 할 것 없이 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자연의 경이에 저절로 감탄사를 뱉고 또 뱉는다. 끝도 없이 펼쳐진 꽃의 향연은 진정한 미소라고 불리는 ‘뒤센’ 미소를 만들어낸다. 뒤센 미소는 자신도 모르게 짓는 미소로 얼굴 전체를 밝히며 진정한 기쁨을 드러내는 미소를 말한다.

태화강 국가정원 방문객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2019년 7월 국가정원 지정 전 100만 명이던 방문객이 지난해는 500만 명이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봄꽃축제 기간인 3일간 26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축제 행사가 없어도 대규모 꽃밭에다가 국내외 정원사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소규모 정원들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정원 작가 피트 아우돌프가 조성한 자연주의정원까지 있어 봄을 만끽하려는 방문객은 계속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뭐니뭐니해도 태화강 국가정원의 백미는 역시 십리대나무숲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푸르게 쭉쭉 뻗어있는 대나무의 멋진 모습은 국가정원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화려한 꽃이 어둠에 잠긴 밤이 되면 푸르기만 하던 대나무숲은 수천수만의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길로 재탄생된다. 또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들이 날아다니는 반딧불이 공원이 된다. 동서발전이 조성한 은하수길은 여름밤 십리대숲에서 밤하늘 별들로 수놓은 우주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멋진 국가정원 외에 울산 혁신도시에 조성된 전혀 새로운 정원을 소개하고 싶다. 새벽에는 봉오리였다가 한낮에는 활짝 피는 나팔꽃처럼 태양에 따라 피었다 오무렸다 하는 태양광 발전기가 있는 곳, 커다란 나무에 작은 가지 모양의 바람개비 수십개가 달려 작은 바람으로도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 노면 보도블록인데 전기를 생산하는 곳, 색색의 외벽 자재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된 곳, 파나 감자 등 농사를 지으면서 그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곳. 바로 동서발전의 재생에너지 테마파크다.

현재 전기는 주로 석탄발전, LNG발전 그리고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나무를 원료로(나무를 연소하는 경우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이 때의 이산화탄소는 이미 지구상에 있던 것을 나무가 자라면서 흡수한 것이므로 지구 전체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어서 재생에너지로 본다) 발전하는 재생에너지 발전도 일부 있기는 하나 그 비율은 아직 미미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러한 재생에너지가 주된 발전원이 되어야 하고, 석탄이나 LNG발전은 청정수소 발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RE100을 요구하는 선진 기업들의 요구를 맞추지 못해 우리나라의 수출에 심각한 어려움이 닥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신재생 발전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발전원리 내지는 가능성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고, 또 친숙해지게 하고자 재생에너지 정원을 만든 것이다. 지역의 청소년들이나 특히 초등학생 이하 학생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필자는 더 나아가 혁신도시에 있는 더 많은 공공기관들이 동서발전과 같은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도 기대해 본다. 예를 들어 석유공사는 앞으로 석유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을 주제로, 에너지공단은 에너지효율화사업과 관련한 주제로,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 복지의 앞날을 주제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업안전을 주제로 한 각자의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울산지역의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잡월드’ 같은 시설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주말에 혁신도시 테마파크탐방이라는 새로운 놀이거리가 만들어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덤으로 혁신도시 상권의 새로운 발전가능성도 열리게 되고.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