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름다운 산업단지’, 산업수도 울산에서 불가능은 없다
예술이 녹아들어간 아름다운 산업단지가 울산에서 만들어진다. 울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단지공단 주관 ‘2024년 산업단지 환경조성 통합 공모사업’에서 울산·미포산업단지와 매곡일반산업단지가 ‘활력있고 아름다운거리 조성 플러스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울산지역에 투입되는 금액은 국비 40억원과 SK이노베이션의 투자, 시비 등 총 90억여원에 이른다.
그 동안 울산지역 산업단지는 오로지 생산에만 몰두하는 그야말로 거대한 공장단지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울산의 모습은 점점 더 메말라갔고, 산업단지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감성조차 투박하고 건조해졌다. 최근 이규백 울산대 교수는 일간지 칼럼에서 “산업단지의 경관디자인은 그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이고, 기업이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울산시와 정부, 기업이 전격적으로 지역 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된 것은 어쩌면 그 동안 방치돼온 울산의 얼굴을 제대로 비춰주고 시민들과 외부 손님들에게 소통의 교감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울산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산업단지임에 불구하고 그 인식이 똑바로 서지 못했다는 자기 반성적인 성찰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1962년 울산·미포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모티브로 ‘미포1962’라는 조형예술품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는 공업도시 울산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일 뿐 아니라 메마른 산업단지에 예술작품을 덧입히는 효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는 8월에는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정문에 지구본 모양의 대형 조형물 ‘매직스피어’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조형물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LED 조형물이다.
지난 23일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인 위누(Weenu) 허미호 대표는 ‘산업단지의 새로운 모델, ART-UP 울산’이라는 주제의 울산상공회의소 주최 울산경제포럼에서 “울산의 제조 중심의 산업단지에 예술 가치를 더해 도시의 문화와 혁신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확장시킨다면 새로운 산업단지의 모델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울산 이곳 저곳에서는 산업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야흐로 ‘꿀잼도시 울산’에 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