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울산대병원 노사갈등 심화

2024-05-29     오상민 기자
울산대학교병원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행동이 100일차를 맞으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울산대학교병원의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공의는 지난 2월20일 집단 사직을 시작했고 29일로 전공의 집단행동 100일 째를 맞는다. 정부의 의대 증원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28일 현재 여전히 전공의들은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은 전체 전공의 126명 중 80~90%가 현장을 이탈했다. 이에 따라 교수와 간호사들이 진료와 응급실 당직을 이어가며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울산대병원은 지난 3월13일 ‘비상경영체제’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후 수술·병상 등 병원 운영은 50%까지 감소했다. 병원은 2개 병동을 통폐합하고 무급 휴가 사용을 촉진하는 등의 대책을 펼치고 있다.

업무량 증가에 따라 병원과 노조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수입 감소에 따라 울산대병원은 비상 경영체제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성과금 유보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에는 A부서의 콜 대기를 7일에서 14일로 늘렸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콜 당직은 7일 대기 기준 하루 1만원으로 7일 7만원의 급여가 책정돼 있다. A부서는 14일 대기 기간이 늘어났지만, 대기 수당은 그대로 7만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4일 동안 콜 당직을 하라는 것은 개인 사생활도 하지 말고 2주 동안 대기만 하라는 소리”라며 “1명이 14일 당직하고 한 달 동안 2명의 비조합원이 콜 당직 대기를 하는 형태로 근무표가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비조합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B부서는 △조출 강요 △연장근무 강요 △노사 합의 없는 근무 시간 변경 △인센티브 도입 등 강제적 통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취업 규칙과 단체 협약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울산대학교병원 관계자는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한 뒤 병원 운영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콜 당직이 거의 없는 부서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