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생태관광지 태화강, 생태복원역사도 관광자원화해야

2024-05-31     경상일보

울산 태화강이 6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국민들에게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하도록 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매달 1곳을 생태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다. 3월에는 제주 저지곶자왈과 저지오름이, 4월에는 고창 고인돌·운곡습지가, 5월엔 남원 정령치습지와 운봉백두대간이 각각 선정됐다.

태화강은 한 때 오물과 쓰레기가 뒤섞여 하루 종일 악취가 풍기는 곳이었다. 용존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떼죽음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수시로 독성물질이 포함된 기름이 강으로 흘러내려 공무원들이 방제작업을 벌였다. 그 와중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었던 백로들은 그 자리에서 죽어나갔다. 그러던 태화강이 울산시와 시민, 그리고 기업들의 끈질긴 준설작업과 오수·하수관 매설, 콘크리트 제방 제거, 태화강내 방사보 철거 등으로 마침내 모범적인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

태화강에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과 Ⅱ급인 삵 등 총 453종의 생물이 서식 중이다. 지난 2003년에는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2008년에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2019년에는 제2호 국가정원이 됐으며 2021년에는 ‘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서식지’로 등재됐다. 특히 국가정원에는 생태정원과 대나무정원, 무궁화정원 등 6개 주제로 20개 이상의 세부정원이 조성돼 있다. 이 맘때는 여름철새 백로류 8000여마리가 찾아와 광활한 대숲에서 번식하고 먹이활동을 한다.

이번에 태화강이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자연생태가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썩어가던 강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뿌듯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공업도시라는 미명 하에 하늘과 땅이 모두 오염돼 버린 울산을 가까스로 되살린 것은 오로지 시민과 기업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울산은 지금도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거의 그 아픈 기억들은 어느새 잊혀져가고 있다.

환경부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 지자체, 생태·관광 전문가 등과 협업해 지역 브랜딩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체험 과정 개발 및 운영 진단(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왕에 환경부가 지역 브랜딩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고 하니 이 참에 태화강의 복원과정과 시민들의 노력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이같은 복원 과정은 분명 다른 지자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