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정부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 국민생명보호 발판 되길

2024-05-31     경상일보

202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19만8296건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2551명, 부상자수는 28만3799명에 달했다. 교통사고건수와 부상자수는 전년 대비 각각 0.7% 증가한 반면, 사망자수는 6.7% 감소한 수치이다. 이러한 전체 교통사고 추이만을 놓고 보면 정부의 교통안전 강화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지만, 대형 교통사고와 고령자 교통사고의 증가 등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형 교통사고의 급증이다. 2023년 대형 교통사고는 2022년 대비 90.5% 증가한 61건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220% 증가한 48명, 부상자는 92.2% 증가한 1463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대형차량의 관리와 안전 강화가 시급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교통안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어린이 교통사고는 각각 13.4%, 4.5%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되지만, 노인 교통사고는 8.5% 증가한 3만8960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고령자를 위한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통계적 수치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이 계획에는 화물차 관련 사고예방을 위해 5t 이상의 노후 대형 화물차량에 대한 정기점검을 의무화해 주행 장치와 제동 장치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차량의 기능적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사고 발생 가능성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버스관련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운행중 동영상 시청제한과 대열운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운전자가 도로와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운전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리스크를 줄이는데 기여하며, 여러 대의 버스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행시 발생할 수 있는 급정거 등 차량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보행자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우회전 사고다발구간에 우회전 신호등을 설치하거나, 우회전 사각지대 감지장치를 대형차량들에게 부착하는 시범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회전 신호등 설치는 차량 운전자에게 보행자의 존재를 더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돕고,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때 전보다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우회전 사각지대 감지장치를 차량에 부착하는 것은 운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영역에서 움직이는 보행자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줌으로써 잠재적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돕게될 것이다.

또한, 해당 계획에는 노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마을주민 보호구간 설치가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은 신체적·인지적인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사고발생 시 중대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므로, 지정된 구간에서는 차량의 속도를 제한하거나, 추가적인 교통안전시설물 설치함으로써 보행자 중심의 교통환경을 조성해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들이 실질적인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정책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통법규 위반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익 신고제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교통안전은 단순히 법규 준수를 넘어서 도로 이용자 모두의 책임감 있는 행동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 교육과 지속적인 사회적 캠페인의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노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도로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므로,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기대해 본다.

조미정 울산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