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음·매연 없는 전기이륜차, 울산 상징으로 이름나기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의 출퇴근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수만대의 오토바이가 굉음과 매연을 뿜으며 HD현대중공업내 일터로 향한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모습이 남아 있는 산업수도 울산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앞으로 오토바이로 인한 굉음과 매연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른바 배기통이 없는 전기 오토바이가 차츰 대세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3일 HD현대중공업에서 환경부, HD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사이클로이드와 ‘산업단지 내 이륜차 전동화 전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산단 출퇴근용 이륜차(오토바이)를 2025년까지 1000대 이상, 2030년까지 6000대 이상 전기 이륜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소음과 대기오염은 훨씬 줄어들고 대외적으로 저탄소 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배터리 교환형 충전기 제작사인 LG에너지솔루션 쿠루(KooRoo)는 동구와 산단 주변 지역에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설 12기를 설치해 전기 이륜차 전환을 촉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설을 이처럼 한 곳에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도시는 울산 밖에 없다. 이는 울산 동구가 수만대의 이륜차가 동시에 움직이는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동구의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전기 이륜차의 치명적인 단점은 충전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한 번 충전하는 데 2~3시간이 소요되는데,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70~80㎞에 불과하다. 한 번 충전으로 3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내연기관 이륜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배터리 교환형 이륜차는 충전된 배터리를 충전기에서 갈아끼우면 되기 때문에 충전 대기 시간이 없다. 1기당 8개의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3분이면 교환이 가능하다.
유지비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00원일 때 연비가 ℓ당 36㎞인 내연기관 이륜차가 하루 125㎞를 주행하면 월 47만원이지만, 전기 이륜차는 22만원으로 25만원 저렴하다. 시는 내연 이륜차 폐차 후 전기 이륜차 구입 시 30만원의 추가 혜택을 줄 예정이다.
현재 울산에 등록된 이륜차는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총 6만5000여대인데, 전기 이륜차는 2%(1500여대)에 불과하다. 울산은 아직도 대기질이 나쁜 도시에 속한다. 이번 이륜차 전동화 전환 협약을 계기로 울산이 청정도시로 또 한번 비약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