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깨지지 않는 ‘유리천장’, 여성공무원에도 고위직 기회를

2024-06-05     경상일보

울산지역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역대 최고인 51.9%를 나타냈다. 행정안전부의 ‘2023년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울산은 지난 2021년 여성 공무원 비율이 50%에 도달한 뒤 2022년 51.3% 등으로 3년 연속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간부급의 여성 비중은 여전히 낮아 아직도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여성 공무원의 증가는 양성평등의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의사, 교수 등 전문 직종에서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이번에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2023년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지방자치단체의 여성 공무원 수는 15만7935명으로, 전체 31만3296명 중 50.4%를 차지해 처음으로 남성을 넘어섰다. 이 중에서도 울산은 여성 공무원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 51.9%에 이르렀다. 여성 공무원이 가장 많은 도시는 부산으로 56%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서울(54.4%)과 인천(53.6%)이 뒤를 이었다. 경북은 44.1%, 제주는 44.2%로 가장 적었다.

그러나 양등평등의 내용을 파악해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OECD 38개 회원국 중 29개국의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평가하는 ‘유리천장(Glass-ceiling) 지수’에서 한국은 12년째 부동의 꼴찌를 기록했다. 유리천장 지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간 임금 격차,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토대로 산출하는 지수다.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의 성적은 대부분 바닥권이다. 남녀 소득격차는 31.2%로, 지난해 이어 올해도 꼴찌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7.2%p나 낮아 뒤에서 세 번째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여성 공무원의 실질 비중과 역할도 알고보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1~4급 일반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중은 현재 18.8%에 불과하다. 1~4급 여성 공무원의 비중은 2021년 13.3%, 2022년 15.4%로 꾸준히 늘었으나, 여전히 전체 5분의 1도 되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울산은 그나마 23.4%를 기록해 부산, 서울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여성 공무원이 아무리 늘어난다고 해도 고위직으로 올라가면 남성 공무원과 경쟁이 안된다. 출산과 육아 등 불리한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성인력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라도 정부와 각 지자체는 불평등한 요소들을 찾아내어 경쟁력을 제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