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민고충 해결사 이채홍 시민고충처리위원장, “법·제도 불합리할땐 울산시의회 1층으로…”
2024-06-05 강민형 기자
시민고충처리위에 대해 소개한다면.
“시민고충처리위에는 5명이 고충 민원 상담과 조사·처리를 맡고 있다. 행정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제출도 한다. 위원들은 모두 민간인이다. 공무원 신분인 경우 행정 기관과의 연관성 때문에 공정한 민원 처리에 제한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민선 8기부터는 민간인으로 구성했다. 위원들은 변호사, 세무사, 대학교 부교수 이상, 공무원 4급 이상에 준하는 기준이 적용된다. 울산시의회의 심의를 받고 위원으로 선출된다. 우리 위원회는 시의회 의사당 1층에 고충민원 상담실을 두고 있다. 주로 시민 불편·불만 사항, 행정 기관 처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등의 사안을 처리한다. 민원 상담 후 심의·의결을 거쳐 조사에 들어간다. 최종 결정 내용은 30일 이내 민원인에게 통보한다.”
위원장으로서 애로 사항과 의미 있었던 고충 처리 사례가 있다면.
“고충 민원이 다양해 적지 않게 애를 먹는다. 민원인과 행정 기관간의 문제가 아닌 개인 사이의 문제에 대해 고충 민원을 제기하거나 민원인 본인이 불법 행위를 하고 민원을 넣기도 한다. 그래도 대부분의 민원인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의미있는 일화는 상수도 관로 매설 문제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한 일이다. 다른 사람의 토지나 건물을 경유하는 경우에는 상수도사업소에서 상수도관을 매설할 때 소유자의 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한다. 당시 한 마을의 15~20가구가 상수도 매설 민원 대상이었는데 위원들이 중간 역할을 맡아 상황을 전달하고 승낙서를 받아 문제를 해결했다. 사실 개인의 문제는 위원회가 직접 관여할 수 없고 강제할 수도 없는데 무사히 중재를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위원회의 중점적인 역할은.
“지난 2022년 9월 위원장에 올랐다. 민원인의 요구에 100% 부응할 수는 없지만 교육공무원으로 30여년을 근무한 경험을 살려 수도관로, 노후 차량 문제, 지적도 개선, 기업, 상수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귀를 기울이는 게 위원장은 물론 각 위원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2년 가까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느낀 위원회의 역할은 민원인과 행정기관 사이에서의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나아가 행정 기관의 적극 행정도 권장하고 있다.”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는.
“행정 기관의 적극 행정을 유도해 다소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억울한 사람들은 울산시의회 1층으로 가라는 말이 통용되도록 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다. 행정 기관과 함께 시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구제 방안을 찾고 싶다. 위원회 심의·의결에 따른 처리를 검토할 때 행정 기관이 제도권 밖의 결정을 내려야하는 경우 적극 행정 면책에 관한 규칙에 따라 행정 담당자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 때문에 위원회에서는 올해부터 현장이나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민원 해결 과정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개인적인 불편에서부터 기업들의 고충 민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울산 시민들의 고충이 해소되고, 민원인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조정과 중재 역할을 해 나가겠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