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강’ 태화강 되살린 비결 등 확인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20주년을 맞아 ‘죽음의 강’에서 ‘청정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성공 비결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지속 가능한 녹색산업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 환경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울산연구원은 지난 5일 울산시티컨벤션에서 시민환경단체, 환경강사, 연구기관, 대학교 등 민·관·산·학·연 환경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녹색산업도시 울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에코폴리스 울산선언 2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이상현 울산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의 성과와 도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에코폴리스 울산 프로젝트의 성공 비결과 그간 성과를 재조명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태화강은 울산이 1962년 특정공업도시로 지정된 이후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오염이 심화되면서 1990년대 중반까지 시민에게 외면 받던 하천이었다. 당시만 해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폐수는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었다. 태화강에서는 물고기가 수시로 떼죽음을 당했다.
1996년 태화강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11.3㎎/ℓ 수준을 기록하며, 생명체가 살 수 없고 농업·공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시는 2004년 ‘에코폴리스울산’을 선언했고 2005년 태화강을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태화강의 퇴적 오니를 퍼내고,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등 시가 2002~2012년까지 10년간 태화강 수질 개선에 투입한 예산만 5850여억원에 달했다.
시민과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2005년부터 자원봉사자들이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공장에 폐수 자동측정기를 설치하는 등 자발적 감시에 동참했다.
민관이 벌인 노력은 성과를 보였다. 5급수 이하의 수질은 2009년 1급수로 회복했고, 7대 도시를 흐르는 하천 가운데 최고 수준을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 2022년 BOD가 1.5㎎/ℓ까지 떨어지면서 청정 상태에 근접한 수질로 탈바꿈했다. 현재 태화강은 127종의 조류와 64종의 어류를 비롯한 700여종의 동·식물 서식하는 생태 보고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2772마리에 불과했던 철새 도래 개체수는 2022년 12만8171마리로 크게 증가했고, 1997년 1인당 공원조성 면적 1.09㎡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18.38㎡로 크게 늘었다.
이상현 실장은 “울산형 생태도시 개념과 모델 제시로 에코폴리스 울산 프로젝트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기후 위기 대응 선도 도시, 생명력 넘치는 수생태계 관리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녹색산업도시로 발돋움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7일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에서 에코폴리스 울산선언(2004년 6월9일) 20년의 성과와 울산 시민의 노력 및 헌신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환경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비전 선포식’과 미디어아트 환경사진전, 환경콘서트 등 부대행사를 개최한다. 비전은 ‘지속가능 녹색환경도시 울산’이며, △환경과 산업이 상생하는 녹색산업도시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는 생태문화도시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안전건강도시 등을 목표로 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