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13)은월사(隱月祠)]평소엔 문 잠긴데다 홍보도 부족
2024-06-10 권지혜 기자
◇평소에는 문 닫혀 있어…주민들도 잘 몰라
지난 7일 찾은 남구 신정동 479-5 김유신 거리에 위치한 은월사. 지난 4월11일과 이날 두차례나 은월사를 찾았으나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어 내부를 살펴보지 못했다. 그러다 관계자를 통해 김규환 가락종친회 회장과 연락이 닿아 하루 뒤인 8일 은월사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우선 울산시 제1호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제단비로 향했다. 비각 안에 있는 제단비는 지붕돌과 받침돌을 갖춘 형태로 빨간 글씨로 비제와 비문이 새겨져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06년 9월 후손들이 서원 철폐령 등 그간의 사정을 적어 제단비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제단비와 함께 울산시 제1호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설단도 살펴봤다. 설단 앞에 있는 비각 앞에는 태극문양이 현재의 태극기와 달리 3개로 나눠져 있었으며 회오리 모양의 별자리도 있었다.
이후 서당을 둘러봤는데 외벽에 울산 동백이 그려져있었다. 김 회장은 울산대 한 교수가 울산 동백이 그려진 곳은 은월사 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유신 장군의 조부와 부친의 제사를 지내는 곳을 둘러봤다. 김 회장은 매년 음력 9월20일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매달 초하루에는 향만 피우고 설날과 추석때는 과일 등 제사상도 올린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은월사의 울산시 제1호 등록문화재 지정에 맞춰 신정3동 도시재생 문화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김유신 문화거리에 추가적인 설계를 완료하고 지난 3월24일 준공했다. 그러나 은월사가 사유지인데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평소때는 문이 굳게 닫혀있어 많은 지역민들이 은월사에 대해 잘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A씨는 “예전에 신정동에 살아서 은월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규환 가락종친회 회장은 “은월사가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저에게 미리 연락만 준다면 언제든 은월사를 개방하고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유신 장군과 가야 흔적 재조사 필요성 대두
은월사는 가야계 신라 장수인 김무력과 김서현의 묘 자리에 세운 설단이자 재사이다.
이양훈 울주문화원 이사는 “금관가야 최후의 왕인 구형왕과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묘도 함께 여기 있다는 전설과 연구도 있으니 은월사는 예사로운 곳이 아니다”며 “울산 향토사와 관련해 가야계의 흔적이 울산 곳곳에 있다”고 말했다.
울산과 김유신 장군의 관계를 뒷받침해줄 자료로 거마로, 거마공원, 거마성(병영성), 축선사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 향토사에 남아있는 가야의 흔적으로는 은월사 외에도 태화사, 열박령, 천전리각석 등을 제시했다.
김규환 가락종친회 회장은 “울산이 산업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들이 많이 사라졌다. 은월사가 김유신 장군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운 울주문화원 이사는 “은월사가 울산시 제1호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만큼 울산시 차원에서 울산에 남아있는 김유신 장군과 가야의 흔적을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