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사라져가는 고래고깃집, “예전엔 소고기처럼 자주 먹었는데…”
2024-06-10 김은정 기자
9일 울산 수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위판 가능한 유일한 어종인 밍크고래의 방어진 앞바다에서의 혼획 건수는 단 1건이다. 이에 지난 2017년 14곳이었던 울산 남구 야음·장생포동의 고래전문점도 현재 4곳만이 남아있다.
지난 7일 기준 울산 앞바다에서 혼획돼 위판된 고래는 총 3마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혼획된 고래는 대부분 부패가 심하고 무게가 적어 조리를 하게 되면 적게는 3분의 1 이상을 폐기할 수밖에 없어 수요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장생포 고래마을에서 3대째 고래전문점을 운영 중인 안모씨는 “포획되는 개체들의 무게가 줄어 ㎏당 약 10만원에서 15만원 선에 유지하던 경매가가 지난해 4월 이후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상승과 함께 고래고기를 찾는 소비자층이 줄어든 것도 고래전문점 수의 감소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수국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7일, 울산 남구 장생포의 한 고래집을 찾은 이모씨는 “예전엔 가끔 소고기처럼 자주 먹었는데 요즘은 고래 먹자면 다들 그걸 어떻게 먹냐는 반응이 많다 보니 잘 오지 않게 된다” 말했다. 일행 김모씨도 “값이 너무 비싸고 취급하는 가게가 멀어 자주 먹진 못할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상인들도 예약이 있는 오후 시간에만 가게 문을 열고 있다. 올해도 이런 상황마저도 버티지 못하고 2곳이 폐업을 선택했다.
안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오랜 시간 전승돼 온 장생포 고래고기 요리가 소비자에게 혐오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생태관에서 고래를 보고 나와서 어떻게 그걸 바로 앞에서 삶아 먹냐고 말하는 소비자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