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고민 책한권에 압축

2024-06-11     차형석 기자

바야흐로 기후위기의 시대다. 환경의 날(6월5일)을 전후해 기후위기와 관련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책들은 기후위기 시대 사회와 개인, 또 기업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해결책과 방향 등을 제시한다.
 

나는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전기를 절약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천 가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친환경적으로 살고 있다고 여긴다. 단 한 번의 장거리 비행이 평생 이런 행동으로 아끼는 탄소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은 기꺼이 외면한다.

책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동녘, 312쪽)는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기후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우리 사회 모순을 지적하고, 이를 회피하려는 수많은 변명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다.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방어기제, 인지 편향 등 심리적 메커니즘을 통해 우리가 기후를 파괴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어떻게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하는지 분석한다.
 

우리에게

◇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

‘세스 고딘’은 꾸준함보다는 기발함과 더 어울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케터다. 이 재기발랄한 마케터가 조직한 ‘탄소연감 네트워크’의 첫 프로젝트가 바로 이 책 <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책세상, 352쪽)이다.

알마낙(Almanac)이라는 제목에 맞게 플라스틱 재활용부터 IPCC 보고서까지, 탄소중립부터 ESG 경영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후위기의 거의 모든 것을 짧은 글과 그래픽 등으로 압축해 담아 초등학생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소화가능한 기후변화 입문서다.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

2006년부터 제로 배출 기술에 투자해온 존 도어는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비즈니스북스, 528쪽)에서 자신의 대표적인 성공 방정식인 ‘목표 및 핵심 결과’(OKR)를 활용해 지금 당장 개인, 기업, 국가가 실천해야 할 행동 계획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더 ‘빠르게!’, 더 ‘대규모!’로 대처하기 위한 정책과 기술적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메시지는 명확하고 구체적이다. 세계적인 혁신 조직들이 놀라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 OKR을 토대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넷 제로(net zero)로 줄이기 위한 10단계 계획과 솔루션을 공개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이 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이들의 필독서’로 추천했다.

볼드(Bold):

◇볼드(Bold): 새로운 풍요의 시대가 온다

<볼드(Bold): 새로운 풍요의 시대가 온다>(비즈니스북스, 669쪽)는 △‘대담한 기술이 온다’ △‘대담하게 생각하라’ △‘어떻게 대담하게 실현시킬 것인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억만장자가 되고 싶으면 억만명의 고민을 해결하라! 이 책은 독자를 웅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앞으로 인류의 기술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 현존하는 지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담대한 낙관주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다만 흩어져있는 지식과 기술들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모래밭의 바늘이 우리를 찾아오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설득하고 있다.

지구를

◇지구를 지키는 괴짜 브랜드

1970년대 환경운동을 시작한 사람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다. 공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조롱과 함께. 2024년, 그로부터 50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Freaky Fox Crew(괴짜 여우 응원단)는 전지구적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에 맞서 개인의 주도적인 실천과 연대의 힘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환경 실천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려면 시간과 열정, 인내심, 용기가 필요하고 더구나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삐딱한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책 <지구를 지키는 괴짜 브랜드>(천그루숲, 280쪽)은 이런 도전 속에서도 친환경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10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한다.

기후

◇기후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

<기후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풀빛, 240쪽)는 기후 위기를 둘러싼 종말론적 관점이 어떻게 우리를 집어삼키는지를 이야기한다.

기후 과학자인 저자 마이크 흄은 모든 것을 기후 탓으로 돌리고 싶은 유혹, 즉 인류의 사회적·정치적·생태적 현상에 대한 지배적 설명이 ‘변화하는 기후’임을 주장하며 모든 것을 이에 종속되게 만드는 ‘기후주의’에 대한 경계를 제안한다.

기후주의라는 서사가 시리아 내전 원인, 유럽 난민 문제, 독일 대홍수 문제를 집어삼켰다. 저자는 우리 주위에 만연하고 교묘하게 스민 기후주의 이데올로기와 종말론적 기후 정치, 그에 압력을 받아 왜곡되는 기후 과학의 위험성을 짚어낸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