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진 위험지대 울산, 점검 점검 또 점검해야
12일 오전 8시26분께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계기 관측 기준 16번째,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로는 12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이번 지진으로 내소사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의 지붕 구조물 일부가 훼손됐고, 개암사 대웅전(보물 제292호) 불상의 장식이 떨어져 관계 당국이 파손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지진 위험이 가장 높은 울산의 실상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 최대의 단층대가 지나가는 울산, 경주, 포항은 언제, 어느 지점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지 모르는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울산에 대한 기상청의 지진 관측은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의 지진 발생 지점을 살펴보았을 때 국내 지진은 동남권, 남부내륙, 서해안지역에 걸쳐 L자형으로 발생했다.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2016년 9월12일 경주시 남남서쪽 8.7㎞(내남)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다. 이어 2017년 11월15일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들 역대급 지진들은 모두 양산~울산(언양)~경주~포항을 잇는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했다.
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울산은 전체면적 1061㎢ 중 20㎢가 연약지반이어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 여기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의 노후된 설비와 지하에 매설된 노후 기름·가스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또 북쪽으로는 월성원자력단지가, 남쪽으로 고리원자력단지가 위치해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은진 선임연구원이 최근 기고한 글을 보면, 연구원이 국내 대표 단층대인 양산단층대를 조사한 결과 이 단층대 여러 단층 구간이 과거 동시에 움직였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때 발생했을 지진의 규모는 모멘트 규모로 ‘6.4’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보다 30배 이상 강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한반도에 규모 7.0의 강진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반도 단층 조사는 이제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향후 발생할 강진 대응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관련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안 지진과 관련해 울산시는 대비책 점검에 돌입했다. 울산은 공공 내진 보강의 경우 내진율 97%로 전국 최고 수준이고 한다. 그러나 지진은 한번 나면 대규모일 수밖에 없다. 울산시민들은 울산이 전국 최고의 지진 위험 지역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