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이차전지 특화단지, 혁신 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 중인 울산이 미래 핵심 전지 기술개발 및 상용화 기반 구축에 나선다. 급변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개발 및 공정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저가형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주행 거리가 짧은 단점을 보완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 대응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울산이 안전성 높은 보급형 LFP 배터리 기술 개발 및 상용화한다면 중국이 장악한 LFP 배터리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 그러려면 관련 혁신 기술개발 및 공정 기반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다. 울산시와 정치권은 원소재부터 소재와 완제품 생산까지 전주기 밸류체인을 갖춘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내년에 국비를 확보해 ‘리튬인산철 배터리 고효율·친환경 혁신 공정 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년간 국비와 시비 등 401억원을 투입해 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 기술 실증 장비 구축, 기술 사업화 지원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울산 하이테크밸리에 조성하고 있는 양극재와 배터리 공장에 혁신 공정 기술을 적용한 LFP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울산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시 ‘미래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LFP 전지 생산 기반 마련, 전고체 전지·리튬황전지 개발, 삼원계(NCM·NCA) 배터리 개발 등 미래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 기술개발 거점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 세계 최초의 차세대 전지 마더팩토리 설립 목표도 제시했다.
마더팩토리는 말 그대로 이차전지 기술 개발과 제품 설계 및 연구·개발, 해외 공장 지원 등을 수행하는 글로벌 연구·생산거점을 말한다. 그러나 울산은 생산 기술을 비롯한 핵심 기술 개발과 혁신, 제품의 설계와 연구·개발(R&D), 공정 혁신, 시험생산과 양산 등 이차전지 마더팩토리 설립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가야 할 길이 가마득히 멀다.
정부는 울산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미래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 기술개발 및 혁신의 산실이 되도록 관련 혁신 생태계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시도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이차전지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