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연간물동량 2억t대 회복 기대감

2024-06-18     김은정 기자
울산항이 대내외 무역환경 악화,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도 올들어 4월까지 역대 최대 물동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19년 이후 연간 물동량 2억t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올들어 4월까지 울산항의 누적 물동량은 총 6809만1310t으로 전년(6491만1186t) 동기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울산항이 개항한 이후 같은 기간 누계 물동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현상은 수출은 물론 고부가가치 화물인 환적, 수입, 연안 화물 모두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은 2329만6543t으로 전년(2184만9884t)보다 6.6% 증가했다. 수입도 3662만37t으로 전년(3503만5885t) 보다 4.5% 늘었다. 특히 고부가가치 화물인 환적화물은 39만833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나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31만2057t의 화물량에 그쳤다. 연안 화물은 777만6391t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울산항 화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유류 및 액체화물의 증가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올들어 4월까지 누계 유류 및 액체화물 물동량은 총 5487만6432t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세를 보인다. 유류 및 액체화물 중 컨테이너 환적화물은 전년 대비 453.8% 급증했다. 컨테이너 화물도 13만3032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울산항 물동량은 올들어 1월에 1803만3555t, 2월 1441만7620t, 3월 1837만6409t, 4월 1726만3726t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항의 경우 2013년 무렵부터 1억t대 물동량을 유지하며 큰 변화가 없다가 지난 2017년 개항 이래 처음으로 2억t을 돌파했다. 2019년까지 2억t대 물동량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팬데믹과 함께 2022년 발발한 중국발 물류대란 등으로 울산항의 가장 큰 무역 대상국 중 하나인 중국과의 거래가 막히며 다시 1억t대로 내려앉았다.

2022년 1억9418t, 2023년 1억9221t에 머물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다가 올해 4월까지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항만 종사자들은 이와 같은 울산항의 물동량 회복에 기업수출 환경 개선과 부두 준공 등의 요소가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한다.

액체화물이 전체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울산항은 항만 내 위치한 정유사들의 수출·입 실적에 항만 물동량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만 중 하나다. 기업 경제가 항만에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정유사의 물동량이 결국 전체 항만의 물동량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UPA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울산항에 위치한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되기 시작한 것이 올해 울산항 물동량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동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부두 준공 시점이 지난해와 올해 중 맞물린 것도 영향을 줬다.

UPA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울산항 내 부두 건설 등 물동량에 유의미한 실적을 낼 만한 시설 개장 건은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북신항 준공을 포함해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 등 부두 시설 개장이 몰리며 물동량 상승을 견인했다.

UPA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존 물동량 목표치였던 1억9700t을 넘어 지난 2017년과 같은 물동량 2억t 달성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탱크터미널 업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선박 연료 공급 항만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는 등 항만 관리 주체로서 노력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