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휴진 동참…의료차질 없었다
2024-06-19 오상민 기자
18일 찾은 울산대학교병원. 오전 8시30분 진료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원무과에서는 진료를 접수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운영 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대기 번호가 10번 이상까지 올라갈 만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각 과별 외래 진료실을 돌아봐도 진료 접수를 대기하는 환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만난 한 환자는 “전면 휴진 참여 소식을 듣고 이른 시간에 접수하러 왔다”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휴진 소리가 들리니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울산대병원 비대위에 따르면 전날까지 비대위가 파악한 휴진 의사를 밝힌 교수는 151명 중 46명(30.5%)이었다. 또 비대위는 휴진으로 인해 외래진료 103개 중 31개(30.1%)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내과계, 외과계 및 응급의학과 등 비상 진료 체계를 유지 중인 필수 바이탈과 교수들의 근무 시간과 당직이 주당 60시간 이상으로 4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어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이번 휴진 결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현 의료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박한 외래 변경은 아주 쉽지 않은 일이지만, 30% 이상의 휴진을 전격적으로 감행한 것은 정부의 태도에 대한 강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병원 측은 이날 휴진한 교수가 10여명 내외인 것으로 파악했다. 휴진으로 인한 외래 진료 취소 건수 역시 지난 5월3일 전면 휴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큰 의료 차질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에서는 이날 업무개시 명령 대상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휴진률이 8.2% 이내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 역시 영향이 미미했다. 병원 내부 리모델링이나 이른 여름 휴가, 정기 휴진일 등으로 휴진한 의원도 더러 있었다.
병원급 의료기관 40곳에 대해서도 전담관을 지정해 확인한 결과 모두 ‘정상진료’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원장만 휴진에 참여하고 봉직의들은 진료를 진행하는 의원도 있어 실제 휴진 신고 집계가 정부의 의료 증원에 반발해 적극 휴진한 건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시는 이날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문 여는 병·의원 실시간 모니터링 안내, 병원급 정상 진료, 보건소 오후 8시까지 연장 진료 등 비상 진료 대책을 강화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과 환자 곁을 지켜주신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지역 의료계가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