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냉방비 부족 무더위쉼터 기능 부실
때이른 폭염에 경로당이나 복지관은 물론 관공서 등을 찾는 노인이 늘고 있다. 각 기관은 높은 기온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냉방기를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 폭염 대비 사각지대에 놓인 더위 취약 계층은 여전해 전반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월 들어 울산에 계속됐던 폭염주의보 등으로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곳곳에서 지난해보다 빨리 에어컨을 켜는 등 더위 쫓기에 한창이다.
노인들은 에어컨이 작동하는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은 물론 은행, 도서관, 관공서 등을 찾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지역 경로당은 지난해 대비 20일에서 한 달가량 일찍 냉방기를 가동했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에어컨을 일부 시간에만 틀면서 무더위 쉼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구 한 경로당은 한 시간가량 에어컨을 튼 뒤 선풍기로 바꿔 트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
한경식(78) 학성경로당 회장은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이 전기요금을 지원받다 보니 우리처럼 중·대규모 경로당은 매달 전기요금 문제로 고민”이라며 “전기요금이 평균 한 달 20만~30만원 사이인데 지자체에서는 여름철 냉방비로 지원받는 게 한 달 17만원이 전부”라고 토로했다.
이를 감안해 울산시와 중구 등 노인복지관에서는 지난 5월께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방문 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각 기관마다 냉방기를 유동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일부 복지관은 프로그램실의 냉방기를 자율적으로 가동하도록 했다. 고령 노인일수록 더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관공서에 권고되는 실내 적정온도인 26~27℃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온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기관에 지원되는 전기요금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다 폭염 사각지대에 놓인 더위 취약 계층이 여전한 만큼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추후 수요 조사를 실시해 예산 범위 내에서 냉방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