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탄소 상쇄(Carbon Offsetting)
2024-06-21 이재명 기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기후변화 위기는 인류가 이러한 자연의 생물학적, 지질학적 과정에 의해 흡수가능한 양보다 더 많은 탄소를 대기 중으로 내놓으면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구촌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있다. 풍력에너지, 태양광에너지, 수소에너지 등 환경친화적 대체에너지 개발·사용에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기 중 온난화기체를 포집·저장하는 지구 자연의 생물학적, 지질학적 방식을 모방한 탄소 상쇄(Carbon Offsetting)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 닿는 해안습지의 맹그로브 숲과 갈매기 목초지는 탄소제거 능력이 열대림보다 커 ‘블루 카본’이라는 별칭을 가진다. 그런데, 지난 50년 동안 지구의 맹그로브 숲의 30~50%가 제거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를 흡수 처리하는 바다와 더불어, 산림, 열대림 등 수목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 수목들의 서식지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에 의하면, 연간 남한 넓이의 산림이 농경지로 개간되는데, 개간된 농경지 대부분이 결국 황폐지로 변한다고 한다. 유럽공동연구센터(JRC) 발표에 의하면, 지구 면적의 75% 이상이 사막화 영향 아래 놓여 있으며, 2050년에는 90% 이상으로 영향권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막화의 심각성을 거론했다. 기후변화 유명 기구인 IPCC에서는 이러한 감축을 상쇄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CRD)과 탄소포집저장기술(CCS)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탄소 상쇄(Carbon Offsetting) 프로그램이란 이러한 자연의 생물학적, 지질학적 탄소 포집·저장법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인류가 대기 중으로 내놓는 온실기체, 특히 이산화탄소를 제거 또는 저감을 인위적으로 시행하는 일을 뜻한다. 이러한 인위적 탄소 상쇄 사업은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킨 양 만큼을 인증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아 탄소 발생량 만큼과 맞바꿀 수 있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버금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는 기업들이 자발적 탄소시장(VCM)에 참여해, 대체에너지 사용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받을 수 있다.
생물학적 방법인 숲 만들기로는 새로운 숲 만들기, 벌목, 화재로 사라진 숲 살리기, 그리고 현재의 열대림 등의 숲을 보호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무조건적인 조림은 한계가 있으며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숲의 조성에는 치밀한 계획과 시간이 요구되며, 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숲의 보호 작업이다.
지질학적 탄소 포집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방출한 이산화탄소를 필터를 이용해 흡수하는 방법이다. 흡수·흡착된 이산화탄소를 온도 조절 방법으로 탈착시킨 뒤 지하공간의 기반암을 이용해 탄산염 광물 형태로 만들어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저장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탄소 순환에서 지워지게 된다. 이를 음의 방출(Negative emission)이라고 한다. 또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경화 또는 합성유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합성유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탄소 중립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순환 과정에서 에너지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