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또 탈 난 복합환승센터, 롯데는 시민과의 약속 지켜라

2024-06-24     경상일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조성 사업이 또다시 표류 위기에 직면했다. 사업 주체인 롯데개발이 이달 중 임시 주차장을 조성한 이후 사실상 휴지기를 거쳐 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실시계획 변경안을 울산시에 제출했다. 2015년 사업 추진 이후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요구 등 수 차례 개발계획 변경, 조건부 사업 철회 파문 등으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더니, 사업 연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는 울산 제2도심인 언양권 개발 및 서부권 개발의 기폭제가 될 핵심 사업이다. 롯데는 그동안 완공 시기를 당초 2018년에서 2023년, 2025년으로 고무줄처럼 늘리더니, 이번에 2030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업성’ 확보 시까지 개발사업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속셈으로 비친다.

롯데는 더 이상 울산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울산시의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롯데울산개발은 사업 실시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1단계 사업을 착공해 2027년 준공하고, 2단계 복합환승센터는 2030년 준공하는 복합환승센터 실시계획 변경안을 울산시에 제출했다. 지반 분석에 따른 기초 형식 변경, 기전실 신설 등으로 실시 계획 변경이 필요하다는 게 롯데의 주장이다. 시가 원안대로 수용할 경우, 사업 지연은 물론 향후 사업자의 수익성 위주 개발 사업 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울산에서 추진 중인 핵심 개발 사업은 물론 신격호 전 명예회장의 유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외에도 울산강동 롯데리조트 개발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생활형 숙박시설 공사 외에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태다.

창업주의 고향 울산과 인연을 지속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격호재단을 만들어 아트센터를 짓기로 한 삼산·여천매립장 부지는 거액을 받고 울산시에 매각했고, 삼동 롯데별장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지도 벌써 4년을 훌쩍 넘겼다.

롯데가 울산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오직 약속을 지키는 것뿐이다.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울산과 롯데가 지역 사회 동반자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이다. 울산시도 소통을 통해 사업 추진에 행정적인 지원을 다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