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호계역 새마을호에서 북울산역 KTX-이음까지

2024-06-24     경상일보

호계역은 1922년 10월 동해남부선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후, 1950년 공비의 내습으로 역사가 소실돼 1958년 역사를 신축했다.

북구의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동해선 호계역은 호계 일대가 개발되면서 2007년 6월1일부터 새마을호가 정차했고, 2021년 12월28일 동해선 복선전철화로 북울산역이 신설됨과 동시에 폐역이 되며, 100년간 지역민들과 함께 했던 세월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호계역 폐쇄로 지역주민들의 안타까움과 상실감은 매우 컸었다. 하지만, 폐쇄된 호계역은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 지역특화사업과 울산 도시숲 조성으로 제2의 부흥을 꿈꾸게 됐다.

더불어 북구에 새로운 기회도 찾아왔다. 바로 북울산역이다. 북울산역은 현재 누리호와 무궁화호만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울산~부산 광역전철이 연장 개통될 예정으로 그나마 호계역 폐쇄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주고 있다.

현재 울산 북구의 북울산역과 울주군의 남창역이 KTX-이음 정차역 유치전으로 아주 치열하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2시간50분만에 주파하는 준고속열차 KTX-이음이 내년초 운행하기 때문이다.

북구 광역교통발전위원회는 지난 4월30일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5월10일부터 3일간 열린 쇠부리축제 개막식에 맞춰 ‘북울산역 KTX-이음 정차역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많은 구민과 시민들의 관심 아래 기대 이상의 많은 서명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중 한 어머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 애들은 집에 올 때 맨날 신경주역가서 데려오거나, 시간이 안 맞으면 울주군의 울산역까지 데리러가야 하는데 얼마나 불편한지 아십니까. 북울산역에 KTX-이음이 오면 너무 좋죠! 꼭 와야 합니데이!”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말로서 표현하지 못할 큰 충격을 받았다. KTX-이음 정차역 유치의 논리로 지역 발전이나 경제 활성화 같은 당위성에만 몰두했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KTX-이음은 나와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의 삶이었던 것이다.

비단 호계역만 이용하던 주민뿐 아니라, 경주 모화역을 이용하던 주민들도 우리의 이웃이다. 또 중구에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이주해 온 공기업 임직원들도 우리의 이웃이다.

오는 10월말쯤 KTX-이음 정차역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이번 만큼은 특정 정치인들의 힘의 논리가 아닌 그지역이 최적지라는 논리와 당위성, 그리고 그 지역 주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간절한지가 KTX-이음 정차역 유치의 기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와 우리의 이웃, 북구, 중구, 남경주 등 33만 북울산역 이용 시민 모두의 염원을 모아 북울산역에 KTX-이음이 정차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김도형 울산 북구 광역교통발전위원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