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성 서문 복원한다…국비확보가 관건

2024-06-24     강민형 기자
울산 중구가 병영성 서문 복원 사업에 팔을 걷었다.

그동안 보수·정비 위주의 관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복원을 추진하는 것인데, 내년도 국비에 성공하면 병영성의 첫 복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중구에 따르면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은 지난 1987년 문화재로 지정된 후 2008년까지 울산시가 관리하다 2009년 중구로 관리가 이관됐다.

병영성은 보수와 정비만 진행됐고, 복원은 시도되지 않았다. 현재도 북·동문 일원의 보수·정비만 진행 중이다.

중구는 병영성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2021년 병영성 서문 복원 고증·기본계획 용역을 마쳤다. 이어 2022년 중구 서동 544 일원을 대상으로 하는 ‘울산 병영좌수영성 서문 복원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설계 승인 통보를 받은 중구는 올해 4월 서문 복원공사 예산을 신청했다.

복원 사업 대상지가 서문으로 결정된 것은, 동문은 공항과 인접해 관련 법에 저촉돼 복원이 어렵고, 남문은 주변이 도심지라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북문은 문루가 명확치 않고 위쪽 성벽을 끊고 지나는 도로 때문에 복원이 쉽지 않아 제외됐다.

이에 중구는 1417년 조선 전기에 건축된 병영성 4개 문 중 후기 건축 형태가 공존하는 서문을 복원지로 낙점했다.

중구는 복원 사업을 통해 서문루와 옹성, 여장 등 서문 일원 전반을 복원·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문루의 경우 성벽으로 통하는 입구의 상부가 열려있는 개거식으로 복원을 계획 중이다. 규모는 정면 3칸에 측면 1칸, 42.88㎡가량 면적에 겹처마 형태의 팔작지붕 형태로 검토 중이다. 체성과 육축은 65.85m 구간에, 옹성은 77.2m 길이로 예정됐다.

보다 완벽한 복원을 위해 성벽 위 방어 구조물인 여장도 76.7m 구간에 갖춰 정비할 계획이다. 대체로 문화재 복원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대략 10년가량이 소요된다. 설계 일정, 승인 과정이 길어지거나 사업비 확보 등이 오래 걸리면 13~15년 가량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50억원대에 달하는 국비를 제때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차 국비는 오는 12월에서 내년 초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관계자는 “병영성의 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복원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울러 병영성을 계속해서 발굴 조사하는 등 보수·정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