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 신종코로나 확진자 발생 한달째…일상화 된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삼가고 바깥활동도 탁트인 야외서만
마스크·손소독제 사용 습관화
사람 많은 다중이용시설 대신
강변·바닷가엔 주말 나들이객
음식점 배달서비스 인기 만점

2020-03-22     차형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울산지역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지난달 22일 신종 코로나 첫 확진자 발생이후 36번째 확진자가 나온 현재까지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모임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된 것은 물론 배달음식이나 온라인쇼핑을 이용하고, 나들이도 바닷가나 국가정원 등 탁 트인 곳을 찾는 등 바뀌고 있다.

울산 중구에 사는 나경숙(가명·여·44·유치원 교사)씨는 울산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2일 이후 출·퇴근길에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손소독제도 항상 들고 다닌다. 젤과 스프레이 두 종류의 소형 손소독제를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바르거나 뿌리고 있다. 나씨는 자신의 승용차에 용량이 큰 소독제와 위생장갑까지 구비해놓고 있다.

나씨는 “아무래도 직업이 유치원 교사이다 보니 아이들 때문이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민감할 수 밖에 없고 개인위생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가급적 손잡이 등을 안 만지고 불가피하게 만지게 되면 꼭 손을 씻거나 소독약을 뿌린다. 또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왠만한 층은 걸어다닌다”고 말했다.

평일은 물론 주말 일상도 바뀌었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 아이들과 주말 나들이는 한 지는 오래다. 나씨 가족은 평소 주말이면 울산 근교 등으로 나들이를 떠났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집콕’(집에서 콕 박혀 지내는 것) 생활을 하고 있다. 나씨는 “아이들이 하도 답답해 해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강동 바닷가를 갔었다. 그나마 차를 타고 가는데다 탁 트인 곳이라 괜찮다고 생각해 다녀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1일 북구 강동 바닷가는 나씨처럼 코로나를 피해 나들이를 온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적됐다. 몽돌 해변가에는 봄철임에도 이례적으로 텐트가 곳곳에 쳐져 여름 피서철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중구 태화강국가정원에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텐트가 빼곡히 들어차 텐트촌을 형성했다. 이에 강동 가는 국도와 울주군 간절곶 방면 도로, 태화강변 도로는 주말 내내 붐볐다.

나씨처럼 코로나 사태 이후 울산 시민들의 일상은 크게 변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화 됐다. 나들이는 차를 타고 바닷가를 가거나 영화관을 가는 대신 집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집에서를 영화를 보고 있다. 또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이에 식당이나 주점들도 생존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북구 매곡동의 한 해물주점은 얼마 전부터 1만원짜리 회덮밥·회정식 도시락 메뉴를 만들어 직접 배달해주고 있다. 업주 박규록(53)씨는 “신종코로나 사태로 일주일간 휴업을 한 뒤 도시락 메뉴를 만들어 배달서비스를 해보았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당분간 계속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배와 미사, 법회 등 종교활동도 잠정 중단되거나 온라인·가정예배를 하고 있고, 학교 및 학원수업도 원격화상이나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만 신종코로나 사태가 한 달이 되면서 조금씩 일상 활동을 재개하자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생존권을 위협받는 자영업자들과 지역 경제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적당한 선에서 간단한 모임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