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증하는 캥거루족 청년, 경제적 자립 대책 서둘러야

2024-06-26     경상일보

울산지역 부모 동거 미혼청년들의 취업률은 낮고 실업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동거 청년 10명 중 6명은 아예 취업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독립계획’이 없는 지역의 부모동거 미혼청년 중 40%는 아무런 이유 없이 독립하지 않겠다고 답해 우려를 자아냈다.

울산의 청년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역 청년층을 고용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부모 그늘’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캥거루형·은둔형 외톨이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5일 발표한 ‘동남권 부모 동거 미혼청년의 특성’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19∼39세 청년 중 미혼 비중은 61.8%이며, 이 중 부모동거 미혼청년 비중(71.6%)이 크게 높았다.

부모동거 미혼 청년들은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높다는 특징을 나타냈다. 부모 비동거 미혼 청년보다 고용시장 진입이 낮고 실업률은 크게 높았던 것이다. 지역 부모 동거 미혼청년의 취업률(54.2%)은 낮았고, 실업률(11.7%)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부모동거 비경제활동 청년 10명 중 6.5명은 아예 ‘취업 경험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다. 청년들의 이전 직장 퇴직 사유는 ‘개인·가족적 이유’,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작업여건 불만족’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 미혼청년의 독립계획이 없는 비중도, ‘이유 없이’ 독립하지 않겠다는 비중이 특히 높게 나타는 것은 문제다. 경제적 여건 등의 합리적인 사유 없이 부모의 그늘에 안주하려는 캥거류형 또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많다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모동거 청년들의 상당수가 자발적·비자발적인 사유로 사회·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씁쓸한 지표다.

통계청 조사 결과 울산의 올해 1분기 청년 고용률(15~29세)은 37.1%에 불과했다. 청년 실업은 이보다 더 심각했다. 울산의 1분기 청년실업률은 12.3%로 치솟았다. ‘압도적인’ 청년 실업률 1위 도시라는 불명예를 썼다.

울산의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들의 탈울산 행렬은 현재진행형이다. 청년층 직업 교육과 취업·창업 지원 등 청년들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