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민중미술 시초 정봉진 예술세계 엿본다
2024-06-27 차형석 기자
(사)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이사장 김교학)과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울산시지회(대표 윤은숙)는 ‘울산 민중미술 아카이브 프로젝트’ 일환으로 ‘정봉진, 일·꿈·삶 그리기’ 전시회를 27일부터 8월10일까지 울산노동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우리시대 도깨비’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정봉진 화가가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리거나 작업한 그림과 판화, 조각 등 50여점이 전시된다. 정 화가의 총 작품수는 500여점 가량 되나 이 중 50여점은 유실됐고, 350점 가량을 노동역사관이 보관하고 있다.
1970년대에 학성중학교, 울산공고를 다닐 때부터 전국 미술대회서 수상을 하며 그림 실력을 뽐냈던 정봉진은 1982년 청우동인회 전시를 거쳐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민중미술을 표방한 ‘바닥미술회’ 결성과 첫 전시를 1985년에 진행했다. 이후 ‘동트는 새벽’ ‘울산미술인공동체’ ‘울산민미협’까지 한 길을 걸어오며 이번 아카이브 전시까지 이어졌다.
시대별 정봉진 작가의 주요 작품과 함께 밑그림 및 판화원판, 다양한 준비 자료·전시자료도 공개된다. 또한 장르를 넘어 춤, 국악, 연극, 문학 등 울산 문화예술계와 함께 호흡해온 시간도 전시로 만날 수 있다.
정봉진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윤은숙 작가는 “정봉진 작가의 삶과 예술 기록은 개인에 머물지 않고 울산예술의 들여다보는 창이다”라며 “앞으로 지역 작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입체적인 전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민예총과 울산민미협은 2003년 하반기부터 정 작가의 평생 소장해온 자료집, 전시문서, 사진, 작품을 정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울산노동역사관의 협조를 받아 8개월에 걸쳐 정리한 자료를 위탁하는 동시에 그 결과를 전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봉진 화가는 젊은 시절부터 현재까지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변혁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또 과거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을 예술로 펼치는 활동을 해왔고 현재는 자본주의 속에서 위기에 처한 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왔다. 이에 한국민예총이 수상하는 ‘2023년 민족예술인상’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 개막는 시노래가수 박경하, 내드름연희단, 이기철 시인, 김윤삼 시인, 소리꾼 양동일, 시낭송 김민서 등이 축하공연으로 참여한다.
한편 아카이브전시 기간 중 7월15일과 22일에는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정봉진 대표 장르인 목판화 찍기 체험도 진행된다. 문의 283·1987.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