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제 공유경제가 대세]소음 걱정 없이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연주

2024-06-27     김은정 기자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의 확산 덕에 동영상으로 악기를 쉽게 배울 수 있게 되면서 취미로 악기 연주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 거주율이 높은 도시에서는 소음 탓에 공간 제약 없이 악기 연주를 즐기기 어렵고, 일주일에 한두번 쓸 요량으로 개인 연습실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공공시설 등에 마련된 ‘공유 연습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울산 남구 장생포문화창고에는 이런 시민들을 위해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연습실이 마련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누구나 온라인으로 원하는 시간과 연습공간을 선택해 예약하면 자유롭게 나만의 연습실을 이용할 수 있다.

장생포문화창고 내 공유 연습실은 지난 2021년 장생포문화창고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다. 방음시설을 갖춘 6.5㎡ 규모의 개인 연습실에는 악보대와 노트북 등 각종 장비를 올려둘 수 있는 책상, 스피커 등이 준비돼 있다. 소연습실은 대관료가 없고 중연습실과 녹음실은 1만원의 이용료를 내면 4시간 이용이 가능한데, 시중 대비 50% 가량 저렴하다. 거울이 있어 동영상 촬영 등을 목적으로 연습실을 대여하는 이들도 많다.

이곳에 있는 총 9개의 연습실 중 6곳은 2~3명가량의 적은 인원을 위한 소연습실이다. 소연습실은 평일 저녁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방학 기간에는 기악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레슨과 연습을 겸해 공간을 찾는다.

이 밖에도 녹음실과 소연습실의 약 4배 면적으로 연극·음악·무용·댄스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중연습실도 2개가 있다. 이곳에서는 남구구립교향악단 단원이 진행하는 드럼·바이올린 수업이 매주 열린다. 연습실 이용객도 비용을 추가하면 바로 옆에 마련된 녹음실에서 연주를 직접 녹음해 볼 수도 있다.

장생포문화창고 공유 연습실은 개관 초기에는 홍보 부족과 팬데믹 영향으로 이용률이 저조했으나 지난해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평일 낮에도 소연습실 6곳 중 3곳의 예약이 차 있다. 덕분에 지난해 대관 이용률은 2022년보다 147%나 늘었다. 평균 대관 이용률도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장생포문화창고 담당자는 “최근 직장인밴드, 음악동호회 등의 문화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학생들보다도 중년 음악가들의 신청 건이 많이 늘었다”며 “도심 속에서 자유롭게 악기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면 한 번쯤 떠올려 달라”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