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토박이’ 설영우 즈베즈다 이적…“돌아오면 무조건 울산”

2024-06-28     박재권 기자
“돌아오면 무조건 울산입니다. 실패하고 돌아오더라도 너그럽게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는 지난 26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 경기가 종료된 뒤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을 앞둔 설영우를 위해 환송식을 열었다.

환송식은 설영우에 대한 헌정 영상, 감사패 전달, 질문 및 답변, 축하 공연, 응원 영상 시청,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먼저 대형 전광판을 통해 그간 울산에서 뛰었던 설영우의 활약상이 나왔다. 이후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를 통해 설영우가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김광국 울산 HD 대표이사는 설영우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설영우는 “저는 많이 부족하지만, 팬 여러분께 과분한 사랑을 많이 받았다. 울산의 선수로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행복한 축구 선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로 돌아오면 울산 말고는 가고 싶은 팀이 없다”며 “영원히 떠나는 건 아니다. 실패해서 돌아오더라도 너그럽게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장내 아나운서가 팬들이 작성해 준 종이를 집어 들고 설영우에게 질문을 던졌다.

“설영우에게 홍명보 감독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설영우는 잠시 뜸 들인 뒤 “제2의 아버지”라고 답했다.

“자신의 외모를 1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9.5점이다. 0.5점은 겸손”이라고 밝혀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특히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 몇 번을 달고 활약하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에 “저는 66번이다. 즈베즈다에서 대표팀 선배인 (황)인범이 형이 66번을 달고 있다. 나에게 66번을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눈물을 참고 있던 설영우는 자신을 향한 축하 공연이 열리자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기타 연주에 맞춰 팬들은 가수 015B의 ‘이젠 안녕’이라는 곡을 열창했고, 설영우는 유니폼 속에 얼굴을 감춘 채 눈물을 흘렸다.

관중석에서도 수많은 팬들이 설영우와 함께 울며 이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설영우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의 응원 영상이 흘러나온 뒤, 설영우는 그라운드를 돌면서 즉석에서 사인한 볼을 선물하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후 설영우의 아버지가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설영우는 아버지 품에 안겨 재차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설영우의 아버지는 말없이 그의 등을 토닥였다.

설영우의 아버지는 “꼭 영우가 훌륭한 선수가 돼서 울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나고 자라 줄곧 울산에서만 뛴 설영우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설영우는 메디컬 테스트와 최종 사인 절차를 위해 세르비아로 출국한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