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울산시의장, 선거결과 번복...국힘 지도부, 시당 윤리위 지시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나온 ‘이중 기표 투표지’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시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선거 결과를 번복했고, 시의회 행정사무를 지원하는 의회사무처가 ‘개인의견’이라는 자료를 배부했다 회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앞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시의장 직권으로 두 차례 열린 임시회는 의결 정족수 미달로 파행됐고, 당사자인 이성룡·안수일 의원 모두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김기환 울산시의장은 지난 28일 제248회 임시회를 열어 “지난 25일 개최한 본회의에서 결정한 의장 선출은 무효로 이에 따라 후반기 의장으로 이성룡 의원을 결정한 사항은 취소하고, 안수일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결정됐음을 선포한다”고 발언한 뒤 의사봉을 두드렸다.
김 의장은 선거 결과 번복 선포 전 발언에서 “선거 당일 선관위에 확인했지만, 다음 날 선관위에서 ‘의회 선거 규정이 있다면, 그 규정을 우선’이라고 다시 확인했고, 당시 감표위원 3명 중 2명도 무표라는 확인 서명을 했다”면서 “의장인 저를 비롯한 의회사무처의 미숙한 운영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면 안 의원 11표, 이 의원 10표, 무효 1표로 안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김 의장은 7월1~5일 안·이 의원 각 2명, 의·부의장, 감표위원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 ‘결정 착오 시정 위원회’와 ‘개표 결과 착오 시정 위원회’ 등을 열어 순리대로 풀어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제안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김기환 의장을 비롯해 김수종·이장걸·홍유준·안수일·백현조·손명희·손근호 등 8명만 참석해 지난 27일 열린 247회 임시회처럼 의결정족수인 12명을 넘기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의회사무처는 김 의장의 선언 직후 발표한 설명자료를 통해 “울산시의회 의결정족수는 12명인데 오늘 회의에는 8명만 참석해 의결정족수가 부족하고, 의결정족수가 부족하면 표결할 수 없다”면서 “의장이 의회를 대표하는 것은 조직적·의전적 차원이지, 지방의회 의사를 대표할 수는 없기에 오늘 발언은 의원 개인으로 발언한 것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며 이 의원의 당선 결과는 유효하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의회사무처는 3시간여가 지나 “의장으로서 직권에 의한 오류정정 선포를 사무처에서 시의회 회의규정에 따라 잘못 이해해 의장 개인의 의견으로 설명 자료를 제공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앞서 배포한 자료를 회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성룡 의원은 “제8대 전반기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데 안타깝다. 일종의 헤프닝으로 생각하며 7월1일 열리는 후반기 첫 임시회부터 정상적으로 의장으로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 지도부가 울산시의회 의장단 선출 파행 장기화와 관련, 시당(위원장 김상욱) 차원의 윤리위를 개최해 당소속 시의원들의 책임 여부를 조속히 가려줄 것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김상욱 시당위원장은 이날 “중앙당 지도부로부터 ‘그런’(윤리위 개최) 방침을 접하고 윤리위 구성에 이어 진상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당규대로 원칙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좌장인 5선 김기현(남구을) 전 대표 역시 “당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당규에 의해 시당차원에서 윤리위를 구성해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시당위원장이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장단 선출 파행사태는 윤리위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진상조사에 이어 심의·의결 과정 등을 거쳐 늦어도 7월 중·하순께는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첫 임시회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두수·전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