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 남구, 반려견 안전관리의무 점검 현장 가보니…목줄·배변봉투 없이 산책 ‘펫티켓 실종’
울산이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에 선정됐지만, 현장에서는 펫티켓에 대한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반려동물과 외출 시 필수 3종 아이템인 개목줄, 인식칩, 인식표 등에 대한 단속 방법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구는 지난 27일 태화강 국가정원 2부설주차장 일원에서 반려견 안전 관리 의무사항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주차장 주변에서는 시츄, 그레이하운드, 시바견 등 반려견 등이 목줄 없이 뛰어다녔고, 견주들 역시 대수롭지 않은 듯 휴대폰을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목줄이나 배변봉투 없이 산책을 나온 견주도 보였다.
이날 현장에는 반려견과 산책나온 견주 중 차 안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하고 내린 견주는 단 한 명뿐이었다. 심지어 반려견 세 마리를 풀밭에 풀어놓고 목줄조차 채우지 않은 견주도 있는 등 기본적인 펫티켓이 실종된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단속반이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견주에게 다가가 목줄 착용을 권고하며 인식칩을 반려견에 삽입했는지 물어보자 “그게 뭔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속반은 목줄과 인식칩, 인식표 미착용에 대한 과태료를 설명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등 단순 계도를 실시했다.
남구청 동물보호 담당자는 “현실적으로 사법권이 없다 보니 계도 위주로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 과태료 부과 시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허위로 주민등록번호를 작성해도 현장에서는 알 수가 없다”며 “특히 개인 단위가 아닌 카페, 커뮤니티 등 모임의 경우 단속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거나 반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구는 놀이터 등 소공원이 많기에 소공원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지만, 담당자가 한 명뿐이라 단속에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민 의식이 높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속반인 위드펫구조대 A씨는 “수시로 단속을 벌여 요즘은 그나마 나아진 것이다. 처음엔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과거에는 목줄을 채우라고 부탁하면 ‘우리 개는 스트레스 받아 죽으라는 거냐’는 항의도 받았다”며 “단속 시 견주들이 강변 등 넓은 공간에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구역이나 놀이터를 조성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유휴부지로 놀릴 바에야 반려견 구역을 설정하고, 이외 구간에서 단속을 엄격하게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반려견과 외출할 때 목줄을 채우지 않으면 견주에게 과태료 20만~50만원이 부과된다. 또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20만~60만원의 과태료가, 보호자 성명·연락처·동물 등록번호가 표시된 인식표를 미착용하면 5만~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