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 웅촌 산불, 첨단 영상장비 활용과 유관기관 원활한 협조가 피해 줄여
건조주의보와 강풍 특보 등으로 지난 2013년 발생한 언양 산불의 피해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웅촌 산불의 산림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울주군은 첨단 영상장비 활용에 유관기관의 원활한 협조체계 가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9일 발생한 웅촌 산불은 2013년 발생한 언양 산불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두 산불은 모두 건조기인 3월에 발생했고, 강풍특보가 발령된 상태여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반면 피해 규모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언양 산불은 약 280㏊의 산림을 태우고 인근 민가와 축사 등에도 피해를 끼쳤다. 그러나 웅촌 산불의 피해는 이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22일 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약 200㏊의 산림이 불에 탔다. 그러나 이는 화재 시작지점부터 끝 지점까지의 면적을 단순 합산한 결과다. 화재 지점 내에 불에 타지 않은 산림이 많아 23일 항공 촬영을 실시하면 피해 면적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조건에도 불구, 피해가 크게 줄어든 것은 첨단 영상장비 활용과 원활한 협조체계 구축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간에는 산림청 소속 헬기에 부착된 고화질 카메라 영상을 지휘부가 즉시 전송받아 화점을 파악한 뒤 불길이 거센 곳으로 인력과 헬기를 투입했다. 야간에도 산림과학원 소속의 적외선카메라 부착 드론을 띄워 열선을 확인하고 인근 민가 피해를 막았다.
소방·경찰·산림청 등 유관기관의 원활한 협조체계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산림청장이 하루 종일 울산에서 현장을 파악하는 등 중앙 차원의 지원도 조기 진화에 도움이 됐다.
산림청 특별진화대는 위험 지점에 투입돼 인구가 밀집된 대복 방면으로의 확산을 저지했고, 야간에는 회야댐 주변 등 민가 인근에 배치돼 재산 손실을 막았다. 특별진화대의 전문성을 확인한 군은 자체 특별진화대 개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불이 주간에 발생해 시와 군 공무원 1000여 명과 의용소방대 등이 즉각 투입된 것도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됐다.
조지숙 울주군 산림공원과장은 “소중한 인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지만 원활한 진화로 산림 피해는 최소화했다”며 “이번 진화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은 개선해 매뉴얼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