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창업 열기 ‘냉랭’…불꺼진 톡톡스트리트
2024-07-02 서정혜 기자
1일 찾은 울산 남구 옥동의 톡톡팩토리 남구점은 낮시간임에도 점포를 지킨 창업자들 외에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포별로 대표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제품 제작 등 작업에 집중한 모습이었고, 일부 점포는 강의 등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다는 팻말이 붙어있고 불이 꺼져 있었다.
톡톡스트리트는 울산일자리경제진흥원이 지난 2014년부터 울산지역 소규모 창업자들의 창업 공간을 위해 조성됐다. 처음 울산 중구 옥교동 중앙전통시장 유휴공간에 1호점이 들어섰고 이후 남구 옥동에 2호점이 문을 열었다. 지금은 중구점은 문을 닫고 남구 옥동점만 남았다. 톡톡스트리트 입점 기업에는 약 13㎡의 입주 공간과 멘토링 등이 지원된다.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7년 이내 창업자만 입주할 수 있고 입주 후에는 1년마다 연장 심사를 통해 최대 3년간 머무를 수 있다.
톡톡스트리트는 추진 초기만 해도 입점 경쟁률이 3대1 이상을 기록하는 등 입점을 희망하는 창업자들이 많았지만, 올들어 공실이 나면 모집 인원을 겨우 채울 만큼 지원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입점 기업의 연장 포기와 기간 만료 등으로 점포 10곳 가운데 두곳이 공실로 나왔지만, 한 곳만 최근 새 입주기업을 찾았고, 한곳은 여전히 비어있는 상태다.
한 입점기업 대표는 “점포 임차료가 부담되는 소규모 창업기업에는 공간 지원이 큰 도움이 되지만, 임차료 지원만으로 입주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면서 “현재로서는 매장 제품 판매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주변 유동인구는 많지만,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큰 매리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톡톡스트리트는 조성 당시 유동 인구가 많은 남구 옥동에 개점해 상당한 오프라인 판매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 지금은 대부분의 입주기업이 판매장보다는 작업장으로 이용하는 실정이다.
톡톡스트리트와 함께 지역 소규모 제조업 기업의 생산공간 지원을 위해 마련된 ‘톡톡팩토리’의 인기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톡톡팩토리는 지난 2016년 울산 남구 삼산동에 1호점이 문을 열었고, 2018년 울주군 웅촌면에 ‘우드 앤 아이언’을 테마로 연 2호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구군별로 각각 1곳씩 총 5곳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올해 북구점에 입주기업이 떠나면서 한 곳 공실이 생겼지만, 수개월째 입주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일자리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청년 창업 인구가 크게 줄면서 수요기업이 줄어든 데다 수년 새 울산지역에 창업보육프로그램과 공간이 많이 생겨 톡톡팩토리·스트리트의 경쟁률이 초창기보다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