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회장 경영철학, 생생한 현장서 배우다
2024-07-05 김은정 기자
지난 3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제5기 차세대 CEO아카데미 원우들은 현대중공업 문화관을 찾아 HD현대의 지난 70년 간의 역사를 담은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그곳에서 창업주 정주영의 창업 스토리와 그가 HD현대를 키워온 과정을 함께 둘러보았다. 원우들은 역사관에 적힌 정 전 회장이 남긴 그의 메모장 사진을 찍기도 하고, 허허벌판이던 현대중공업 부지가 현재 모습으로 변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며 오프닝을 즐겼다.
또 원우들은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한창 배를 건조중인 현대중공업 공장 야드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관에서 본 작은 어촌 마을 부지에 들어선 거대한 독(dock)와 선박들에 원우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저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와보겠냐” “이 정도 규모일 줄은 몰랐다”며 감상평을 내놓았다. 또 독 내 건조된 63빌딩 크기의 선박을 보며 의지를 다지는 원우도 보였다.
HD현대의 조선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선박이 건조되는 과정과 절차 등을 직접 눈 앞에서 둘러본 원우들은 이어 김성훈 울산대 경영학부 교수의 강의를 듣기위해 다시 문화관으로 돌아왔다. 강의는 약 50분간 ‘기업가적 선택으로서의 전략: 정주영 회장의 사례’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정주영 창업주의 카리스마와 ‘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요즘 경영 환경에서도 유효하다 생각하는지를 질문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질문에 대부분의 원우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에 김 교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청년 사업가들에게 현 시점에도 정주영 전 회장의 ‘하면 된다’는 경영 마인드가 유효하다며, 두가지 경영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그중 한 방편으로 그는 정 전 회장이 실시한 ‘비관련 다각화’ 전략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반적인 기업에선 보통 수직적 통합을 먼저 시행하고 다각화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정 전 회장은 먼저 해외시장에부터 손을 뻗는 등의 다각화를 진행한 뒤 수직 계열화를 통해 차츰 크기를 키워갔다.
김 교수는 “자동차에서 조선으로, 산업의 유사성이 아닌 핵심적인 자원과 역량의 유사성으로 평가하고 유망해보이는 분야에 손을 뻗어 다각화를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비관련 다각화’를 이뤄내 HD현대를 크게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대두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서도 정 전 회장의 사례를 들어 청년 사업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공헌은 결국 전략적인 방법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현대가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울산에 아산로 등을 짓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했듯이 기업에도 경제적인 이익을 줄 수 있어야 결국 지속 가능한 ESG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강의 후 백광현 원우는 “강의를 듣고 보니 정주영 전 회장의 명언들이 와닿기 시작했고, 특히 비정형 다각화와 같은 경영전략은 요즘 경영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