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부임설…울산 “특정인 언급 부적정”

2024-07-17     박재권 기자

시즌 도중 사령탑 공백 사태를 맞이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혼란이 길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김판곤 감독이 울산의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핵심 자원인 원두재의 트레이드설이 나오며 팬들의 반발이 커지는 형국이다.

16일 축구계에 따르면, 울산 HD 차기 감독에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김판곤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김판곤 감독은 16일 말레이시아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김 감독은 이날 말레이시아 켈라나 자야의 말레이시아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인 사유로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2022년 1월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맡으면서 현장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 감독은 2년 반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에서 김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 등을 일궈냈다. 말레이시아가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 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으로 본선에 올랐던 2007년 대회를 제외하면 43년 만이었다.

올해 1월 열린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강호로 꼽힌 한국과 3대3으로 비기는 성과를 냈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한국은 23위였다.

6월까지 이어진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선 3승 1무 2패를 기록, D조 3위(승점 10)에 자리해 3차 예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2025년까지 말레이시아와 계약했던 김 감독은 “가능한 말레이시아에 오래 머물고 싶었다”면서도 “대만과의 경기 이후 (협회 측과) 미팅을 시작했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다. 나도 대표팀도 새로운 여정을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 감독은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이자 사령탑 공백 상태인 울산과 연결되고 있다.

이날 복수의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과 김 감독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광국 울산 HD 대표이사는 “지금은 어느 특정 감독을 언급하기엔 적당하지 않다. 신임 감독을 선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검토를 통해 계속 감독 후보 리스트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울산은 오는 31일 열리는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경기 전에 새 사령탑을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이사는 “올스타전 휴식기 전에 신임 감독이 부임해서 2주 동안 선수단 훈련을 이끄는 게 목표다. 오는 8월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26라운드 대구 FC와의 홈 경기부터 팀을 지휘하는 게 가장 좋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모시고 올 감독님이 준비할 시간도 좀 보장된다”고 구상을 밝혔다.

한편 이날 울산 HD 사무국은 울산 팬들의 전화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5일 김천 상무에서 제대해 울산에 합류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원두재의 트레이드설이 터졌기 때문이다.

울산 팬들은 항의성 전화를 비롯해 구단 공식 홈페이지, 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원두재 트레이드 반대’ ‘원두재 대신 데려오는 선수는 우리와 맞지 않다’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울산 팬들이 특정 선수의 트레이드를 두고 이렇게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 울산 팬은 “원두재는 국가대표급의 선수다. 트레이드 상대로 거론되는 선수와는 급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원두재 트레이드설에 대해 “여러 팀과 다양한 카드를 맞춰 보고 있는 와중에 나온 내용이다. 구단의 방침은 ‘강력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