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강아지·고양이 침으로 질병인자 미리 파악해 관리 도와
바야흐로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다. 한집 걸러 한집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른다. 반려동물을 함께하는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동물 의료비 지출도 해마다 늘고 있다. 반려동물의 질병을 진단·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울산의 스타트업이 있다.
제너바이오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개발자로 일하던 이재훈 대표가 메디컬 AI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의사 연구자인 지대경 대표와 지난 2022년 창업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이들이 비용 문제로 반려동물이 아파도 진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또 동물들은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기 어려워 몸이 아파도 보호자가 알아챘을 땐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제너바이오는 반려동물의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진단해 초기에 치료하고, 적은 비용으로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
제너바이오가 개발한 반려동물 건강 진단·예측 솔루션 ‘피터스랩 딥체크’(Peter’s Lab Deep Check)는 타액으로 개나 고양이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동물 종과 나이, 생활환경 등의 정보와 함께 AI로 종합적으로 분석해 건강 상태와 질병을 예측·진단한다. ‘피터스랩 딥체크’로 예측할 수 있는 질병은 40여가지에 이른다. 이렇게 질병을 사전 진단하면 본격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사전에 예측하고 진단해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개나 고양이는 피부병, 신장병 등 많이 발생하는 질병의 70%가 병원체 감염으로 생긴다. 이를 위해 제너바이오는 1만4000명의 사람 표본과 5000건의 동물 데이터를 분석해 누적 임상 데이터를 쌓았다.
제너바이오는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취급 허가를 받은 자체 유전자분석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연구소에는 의사 연구자와 AI 전문가인 공동대표를 비롯해 수의사, 약사, 유전학자, 세균학자 등 분야별 전문 인력을 갖춰 누적된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예측 AI를 더욱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제너바이오는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성을 바탕으로 지난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지원을 받았고, 오는 8월에는 일본에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연내 미국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이재훈 공동대표는 “피터스랩 딥체크 이용자의 90% 이상이 진단·예측 이후의 조치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대부분이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을 용량만 줄인 것이 대부분이다”며 “개와 고양이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동물 신약 개발을 위한 제약사와의 협업, 엑스레이·CT·MRI 등 이미지 기반의 진단을 보조할 수 있는 메디칼 AI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