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울산에 전해동박(동으로 도금된 얇은 판, 2차전지 핵심 소재) 공장 신설

市와 투자양해각서 체결
온산산단내 1527억 투자
2022년 10월까지 건설키로
연간 1만3000t 생산 가능
향후 2배까지 늘릴 계획도

2020-03-24     최창환

국내 최대의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이 15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2차전지 핵심 소재 공장을 짓는다.

울산시와 종합비철금속 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은 24일 전해동박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해동박은 동으로 도금된 얇은 판으로, 전기·전자 제품 회로 기판의 재료로 쓰인다. 특히 리튬이온전지 등 2차전지 생산을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힌다. 구리를 황산에 녹여서 전기분해한 후 타이타늄 드럼에 전착시켜서 생산하는 기술로 아연 제련과정에서 정액 처리된 아연 용액을 전해조에서 전기분해한 후 알루미늄 음극판에 전착하는 전해공정과 비슷한 공정으로 제조된다.

양해각서에 따라 고려아연은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온산제련소 인근 1만8981㎡ 부지에 연간 1만3000t 규모 전해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공장을 2022년 10월까지 건설한다. 사업비는 1527억원이 투입된다. 전해동박 1만3000t은 50㎸h 배터리를 장착한 EV(전기차)를 18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 가격 기준 예상 매출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향후 시장 전망에 따라 2차로 생산량을 두배로 늘려 연간 총 2만6000t 규모로 증설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글로벌 전해동박 수요는 2019년 9만5000t으로 추정되며 EV 시장 성장에 따라 오는 2025년 77만t으로 연평균 40%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2019년 말 기준으로 2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투자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며 경쟁사와는 달리 핵심 원재료인 구리와 황산의 자체조달이 가능한 구조로 원가 경쟁력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고려아연이 신규 투자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공장 건설을 위한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려아연도 신규 투자사업장에 울산시민을 우선 고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 투자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상황에서 이번 고려아연 투자가 71명 고용 창출 효과를 내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전지·소재 산업 도시 입지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고려아연 투자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울산이 전지·소재 산업도시로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2차전지 산업이 울산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되도록 육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에는 삼성SDI, 대한유화 등 2차전지 관련 유망 기업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우수한 연구 기관이 입주해 있는 등 2차전지 산업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