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 중소기업 자생력 낙제점

2024-07-24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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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총 수출대비 중소기업의 수출 비율은 전국 최저수준이다. 다시말해 수출 자생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울산에 많지 않다는 얘기다.

국내를 대표하는 산업수도 울산의 현주소다. 굴뚝산업에서 IT·바이오·AI 등 산업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방안을 토대로 한 울산 산업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또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지역 맞춤식 중기 지원 방안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수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2024년 1분기 총 수출액은 83억7778만달러다.

이중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3억7496만달러로, 전체 총 수출의 4.47%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평균인 16.9%에도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울산과 인접한 부산도 51.5%를 넘어섰다. 총 수출액이 울산과 비슷한 경남도 총 수출액 중 20.3%가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총 수출 대비 중소기업 수출 비율이 한자릿수인 지역은 울산이 유일하다. 이 수출액은 각 지역에서 발생한 수출액을 집계한 금액으로 기업 소재지를 기반으로 집계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고착화된 울산의 지역 경제 상황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다수의 지역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것이 오히려 지역 중소기업들의 자생적 발전을 더디게 한 영향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출바우처 담당자는 “울산 지역의 특성상 대기업에 위탁해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면서 “그동안 자체 사업 없이 대기업 수주에 따라 내수 산업에 집중하던 중소기업이 많았는데, 팬데믹 이후로 내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수출 등 외부 판로 개척에 눈을 돌리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난 수요를 보여주듯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진행하는 2024년 상반기 수출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신청 건수는 전년대비 10%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타지역의 신청 건수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수치로 경쟁을 뚫고 지원 기업으로 선정되더라도 울산 지역에서 내수기업에서 초보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의 수는 1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어렵게 수출기업으로 자리를 잡더라도 이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울산의 수출 중소기업 수는 총 952개로 지난 2022년의 970개에 비해 12개나 감소했다.

지역 중소기업 업종이 다각화 되지 못하고 창업기업의 수가 감소하며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울산 울주군 수출중소기업 A사 대표는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고 보통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성장하기 때문에 자체 연구개발과 해외 판로 개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인프라 지원과 초기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지난 2023년 울산지역 수출 바우처 지원에 나선 중소기업 중 80%가 제조업 중심 산업 기업들로 IT, 디지털 업종 지원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타 지역들과 대비를 나타냈다. 또 지난 상반기 울산의 창업기업수는 총 322개로 세종 144개, 제주 280개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울산중소벤처기업청 수출지원센터 담당자는 “해외 수출에 대한 지역 중소기업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 특성상 수출실적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술개발과 해외판로개척 등에 대한 지역 중소기업체들의 동기부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의 수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