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에 필요하다면 울산시가 움직인다

2024-07-29     석현주 기자
울산시가 친환경 건설장비 제조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선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친환경 건설기계 기술과 제품 개발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료와 비교해 제조 원가가 높아 부담이라는 지역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시는 지난 26일 친기업 정책 강화를 위해 역대 최초로 기업 현장에서 월간업무보고회를 개최했다.

시는 이날 동구 HD현대건설기계 대강당에서 김두겸 울산시장 주재로 주요 간부가 모두 참석하는 ‘8월 월간업무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는 시와 구·군,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HD현대건설기계 부사장 등 기업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업무계획 보고에 앞서 박찬현 HD현대건설기계 부사장은 전기 굴착기 제조 업체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박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이 이뤄지고 있고,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글로벌 친환경 흐름 속에서 HD현대건설기계는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강화된 각종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 굴착기는 매연이 없고 진동과 소음이 적어 실내 등 폐쇄된 공간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동일 규격의 디젤 굴착기와 비교해 연료비 및 유지관리비가 저렴해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다만 박 부사장은 “전기 굴착기의 경우 디젤과 비교해 제조 원가가 높아 제조 기업에서는 비용 부담이 크다”며 “현재 울산시가 전기굴착기 민간 보급 사업을 통해 구매자에게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조사에 대한 지원은 없어 아쉽다.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두겸 시장은 “굴착기와 같은 건설기계 역시 화석연료에서 전기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의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업의 친환경 제품 개발과 생산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전기굴착기 보조금 지원 외에도 외국인 노동자 비자 발급 요건 완화, 자율운항선박 실증센터 진입 도로 개설 등을 건의했다.

이에 김두겸 시장은 진입 도로 조기 착공 등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조치할 것을 관련 부서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한편, 울산시가 시정 월간 업무를 공유하는 회의를 기업 현장에서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이벤트는 민선 8기 2년 동안 파격적인 기업 지원을 통해 20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는 등 울산형 친기업 정책 방향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마련됐다.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해 해결 방안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시 업무계획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기획했다고 시는 밝혔다.

김두겸 시장은 “울산의 첫 번째 축은 여전히 ‘산업’이고, 기업 투자 유치가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 투자 환경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을 찾아가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없는지 살피고 문제가 있다면 즉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