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여름휴가에 텅 빈 동·북구
2024-07-30 오상민 기자
29일 출근 시간대 동구로 가는 관문인 염포산터널은 평소 성내고가교로 진입하는 자동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는 것과 달리 별다른 정체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동구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위치해 있다. 이곳 임직원 1만2000여명과 3200여명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8월8일까지 여름 휴가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염포산 톨게이트를 지나 동구 도심으로 들어와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이 거리가 휑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백화점 사이 길을 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서부동 명덕마을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곳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점심과 저녁 식사를 책임지는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점심 시간이 됐지만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가게가 많았다.
가게 입구에는 조선소 휴가 기간에 맞춰 짧게는 이번 주, 길게는 다음 주까지 여름 휴가를 진행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 시기에 맞춰 리모델링을 하거나 사업장을 이전한다는 안내문이 걸린 가게도 찾을 수 있었다.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호(64)씨는 “매년 여름 이맘때 쯤이면 점심 장사만 하는 곳도 있고 아예 영업 자체를 안 하는 곳도 많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하던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비교적 여름 휴가 타격이 적은 배달전문점도 문을 많이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확인한 식당 배달 플랫폼 앱에서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식당 중 50여 곳 이상의 업체가 ‘여름 휴가로 인한 휴무’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이런 사정은 북구도 마찬가지다.
약 3만2000명이 근무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지난 25~26일 노조창립일과 설 대체휴뮤일을 끼고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공식적인 휴가 기간에 돌입했다. 울산공장 가동은 다음 달 5일부터다. 이에 맞춰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5만여 명이 근로하는 협력업체들도 같은 기간 일손을 놓았다.
한편 S-OIL 등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는 공정 특성상 집단휴가 없이 24시간 정상 조업한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