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여천천 통합하천 사업 무산

2024-07-31     신동섭 기자
태화강과 여천천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지역맞춤형 통합 하천 사업’(이하 통합 하천 사업)이 공모 선정에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협의가 불발됐기 때문인데, 울산시는 우선 치수를 선행한 뒤 친수 정비를 이어가는 식으로 사업을 자체 진행키로 했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물 관리 업무의 일원화에 따라 치수·환경·친수 등 하천 공간과 관련한 개별 사업을 통합해 진행하는 환경부 주관의 ‘지역맞춤형 통합 하천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 언양 일원 태화강 상류와 남구 여천천 등을 포함한 전국 22개 하천을 통합 하천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지역의 문화·역사와 연계해 하천의 재자연화 및 기능 회복으로 지역 발전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었다.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50%씩 투입할 예정이었다.

태화강 상류는 497억원을 들여 언양지구 일원 4.7㎞를 대상으로 힐링·여가존, 관광레저존, 생태경관존 등을 조성하고 여천천은 2760억원을 투입해 4.2㎞ 구간에 수로를 복원하고 하도 준설, 교량 재가설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여천천은 고질적 문제인 침수 현상을 해결하고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며 수질도 개선한다는 계획이었다. 선착장과 마리나 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문화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기획재정부와의 사전 협의 문제로 사업 진행은 불발됐다.

환경부는 국가하천 정비 사업을 통해 통합 하천 사업의 개별 사안들을 반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예산 문제로 언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시는 통합 하천 사업을 이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2016년 태풍 ‘차바’를 비롯해 집중호우 시 도로, 주거지·상가 등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으며 침수 위험 지구 ‘나’ 등급인 여천천에서는 행정안전부의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국비 233억원을 포함해 465억원을 투입해 여천천 4.2㎞를 정비한다. 또 일부 구간에 홍수 방어벽을 설치하고 여천천 일원의 배수시설·교량 등도 정비할 예정이다.

태화강은 치수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친수는 울주군이 준비 중이다. 울주군은 298억5000만원을 들여 언양 경동청구아파트에서 울산 KTX역까지 4.7㎞ 구역을 생태습지공원, 수변스탠드, 산책로, 초화원 등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7월까지 기본계획을 마무리하고 2026년 하반기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치수를 담당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올해 말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통합 하천 사업은 무산됐지만 대안 사업을 통해 치수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친수는 하천 정비 사업에 반영하고, 구·군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