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폭염 피해 바다 찾은 시민들 냉수대에 ‘화들짝’
2024-08-01 박재권 기자
31일 방문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본격적인 휴가 기간을 맞이해 이른 시간부터 해수욕과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저마다 물놀이 장비와 캠핑 의자 등을 준비해 하나둘씩 모래사장으로 향했다. 다만, 냉수대로 인해 수온이 낮은 탓에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망설이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
이들은 물속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파라솔 밑에 자리를 잡거나 발만 담그는 정도에 그쳤다. 호기롭게 바다에 뛰어든 청춘들도 물이 차가워 금방 나오기도 했다.
피서객 신모(31·중구 태화동)씨는 “물이 얼음장 같아서 놀랐다. 햇빛이 강렬해 바닷물도 어느 정도 따뜻할 줄 알았는데 정신이 번쩍 들 정도다”며 웃었다.
야간에는 냉수대로 해풍까지 시원할 정도다. 지난 30일 밤 울산 동구 주전몽돌해변을 비롯해 북구 강동몽돌해변 등은 폭염 및 열대야를 피해 시원한 해풍을 맞으러 온 인파로 북적였다.
냉수대는 주변 수온보다 낮은 찬물 덩어리가 생기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반가량 유지되고 있다. 최근 서해와 남해, 제주에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울산 간절곶은 지난 29일 기준 수온이 12℃로 동해 중부 및 남부 연안 표층 수온 중 가장 낮았다.
냉수대로 인한 해무도 잦아졌다는 게 해수욕장 일대 상인들의 목소리다.
진하해수욕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밤이나 새벽에 해무가 심하게 끼고 있다. 올해는 유독 심하다. 해무 때문에 접촉 사고가 난 것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울산을 포함해 경북~부산 연안에 지속적인 남풍 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연안 냉수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연안 어장은 수온 변화 추이에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연안 해양레저 활동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급격한 수온 상승 및 하강으로 인해 양식 생물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