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의 ‘반구대展 세계로! 세계로!’

2024-08-02     권지혜 기자
“바위에 새겨진 반구천의 암각화 그림을 나무에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지난달 30일 개막해 이달 5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1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의 ‘제15회 반구대전 세계로! 세계로!’에 울산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정오께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1전시장에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나무에 다양한 형태로 새긴 반구천의 암각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온 어린이부터 40~5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비슷하지만 저마다 다르게 표현된 반구천의 암각화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사진을 찍으며 감상했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이날 오후 시간 당번을 맡은 최신희 작가는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 회원 21명, 고문 및 자문단 7명, 한국서각협회 경북지회 18명 등 총 46명이 참여해 9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 회원들은 각각 3점 정도 제출했는데 3점 중 1점은 무조건 반구천의 암각화와 관련된 작품으로 전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를 표현한 작품답게 웅장함과 섬세함이 느껴졌다. 바위에 새겨져 흐릿하게 볼 수밖에 없었던 그림을 압축해 나무에 그린 회원들의 공동 작품 ‘반구천의 암각화’는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경준 작가가 반야심경의 한자를 조각으로 하나하나 표현한 작품 ‘반야심경’도 인상적이었다.

최신희 작가는 서각은 엄청난 정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며 작업 시간이 한달에서 길게는 일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두형(59·남구 삼산동)씨는 “나무에다 반구천의 암각화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반구천의 암각화에서 자세히 보기 힘든 그림들을 상세하게 표현해서 좋다”며 “다만 작품 옆에 어떤걸 표현했는지 조금이라도 설명을 적어줬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조성준(52·북구 화봉동)씨는 “바위(반구천의 암각화)에 그려진 그림을 나무에 그렸다는게 생소하지만 멋있게 느껴진다”며 “서각의 매력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는 해마다 반구대전에서 선보인 작품을 울산시 관공서에 기증하고 있다. 올해도 전시가 끝난 후 울산시 관공서에 작품을 기증할 계획이다.

류천열 한국서각협회 울산지회장은 “울산은 산업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반구천의 암각화에서 보듯 고대부터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도시였다”며 “반구대전을 통해 나무가 가진 생명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울산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