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아너(고액 기부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가입 1명 ‘기부사회 찬바람’

2024-08-02     정혜윤 기자
매년 울산에서 7~10명씩 배출되던 고액 기부자 모임 ‘울산 아너소사이어티’가 올해 상반기엔 가입이 겨우 1명에 그치면서 한파가 불고 있다. 공공 청사에 ‘아너 명예의 전당’을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기부 문화를 홍보하는 타 시도와 달리 울산은 12년 째 마땅한 유인책이 없어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1일 기준 올해 2024 울산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한 회원은 1명 뿐이다.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은 개인이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하면 가입하는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기부금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호우, 지진 등 각종 재난 피해나 사회 취약 계층 생활·병원비 긴급 지원 등 사회 전반에 사용된다.

울산은 지난 2021년 7명 가입을 제외하고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9~10명씩 회원 가입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9명이 아너 회원으로 가입했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가입한 1명마저도 지난 1월4일 그룹 트와이스 멤버 나연이 울산아너소사이어티 126호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사실상 울산 내에서 가입한 회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울산 아너 회원들은 전국적인 기부 문화 감소세와 함께 울산의 아너 가입 유인책이 전혀 없어 홍보나 회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 아너 회원 A씨는 “‘1억원을 내고 아너 회원으로 가입하면 뭐가 좋은가’라는 질문에 답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며 “회원 확대에 어려움이 많아 클럽 내부에서 태화강국가정원이나 공원에 나무를 심거나 명예의 전당을 설치해 많은 시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도 했지만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주, 원주 등은 시청에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 홍보관을 설치하고 있다. 대전 중·서구 등도 올해 지자체 청사에 명예의 전당을 잇따라 설치하는 등 지자체들이 기부 문화 확산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반면 울산 아너 클럽은 지난 2012년 발족했지만 올해로 12년 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건물을 제외하면 아너 활동이나 아너 기부를 알릴 만한 별도 시설이 없다.

울산 아너 회원 B씨는 “다들 무엇인가를 바라고 기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기부 문화가 주춤한 상황을 감안하면 회원 확대를 위한 유인책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며 “아직도 아너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홍보로 기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최근 아너 회원 가입 의사를 밝힌 이들이 있어 서류 등을 준비 중”이라며 “울산에 마땅한 장소가 없어 그간 추진을 못 했는데, 아너 회원 사이에서 명예의 전당 등 아이디어가 지속 접수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