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다시 고개드는 ‘울산 임금체불’

2024-08-05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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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감소 추세를 보이던 울산지역 임금체불액이 올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청년이 주로 근무하는 카페 등에서도 임금체불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울산지청에 신고된 울산 지역 임금체불액은 226억1800만원이고 체불 피해 근로자는 9000여명에 달했다. 전년 동기 신고액(159억1000여만원)과 비교했을 때 42.16%가 증가한 수치다.

울산의 임금 체불액은 조선업이 큰 침체를 겪던 2017년 53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8년 489억원 △2019년 465억원 △2020년 359억원 △2021년 437억원 △2022년 431억원 △2023년 378억원 등 최근 몇 년 새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 들어 다시 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이 올 1분기에만 142억의 체불이 발생함에 따라 악의적 체불 사업장을 선정하고 관리를 통해 임금체불 근절 활동을 진행하면서 2분기에는 83억원 대로 그나마 증가 폭이 둔화됐다.

임금체불액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수 있다는 우려는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국적인 체불액이 증가 추세여서 우려감은 높은 상황이다.

울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임금을 근로자가 아닌 현장 팀장 또는 인력소개소를 통해 지급하는 직접 지불 원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건설업 외에도 청년이 주로 근무하는 카페에서의 임금체불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1조436억원, 체불 피해 근로자는 모두 15만5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체불액은 2204억원(26.8%),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이 증가했다. 작년 한 해 체불액은 1조784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는데, 올해엔 상반기에만 벌써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 등 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계속되는 건설경기 부진 속에 작년 건설업 체불이 전년 대비 49.2%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6%가 늘어 24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업종 중에선 제조업 체불 규모(상반기 2872억원)가 가장 크지만, 전체 체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6%에서 올해 상반기 23.7%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노동부는 올 상반기 중 건설현장 등 1만20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벌여 체불된 임금 390억원을 적발하고 이 중 272억원을 청산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