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피해 실내로…울산 ‘문화피서’ 증가세

2024-08-06     권지혜 기자
“야외는 너무 더워서 가족들과 시원한 실내로 ‘문화 피서’ 왔습니다.”

잠 못드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가까운 도심 속 도서관, 전시장 등에서 문화 피서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시원한 실내에서 무더위를 식히는 것은 물론 마음의 양식까지 쌓을 수 있어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다.

지난 3일 오전에 찾은 울산도서관.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책을 읽거나 공부하기 위해 찾은 학생 및 어른들도 많았지만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울산도서관을 찾은 어린 아이들을 평소보다 많이 볼 수 있었다. 울산도서관 2층 카페와 1층 소파에도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두 자녀를 데리고 울산도서관을 찾은 조영선(41·울산 남구)씨는 “아이들 여름방학을 맞아 타지역으로 휴가를 갈까 생각도 했지만 날씨도 덥고 경비도 많이 들어 집 근처 울산도서관을 찾았다”며 “시원한 실내에서 좋아하는 책도 읽고 또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울산도서관이 문을 닫는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울산도서관 1층 주차요금 사전정산기에는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울산도서관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오전 일찍부터 자리가 꽉 차는 등 도서관 이용자가 평소보다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전시장은 평일임에도 사람이 많았다. 4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민들이 계속해서 방문했다. 시민들은 작품 옆에 붙은 작품의 설명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했다.

전시 주최측 관계자는 “평소에는 전시 첫날에만 바짝 오고 안오는데 이번 전시는 날씨가 더워서인지 꾸준히 시민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10월말까지 진행되고 있는 울산시립미술관 기획전시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로’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오후께 찾은 장생포 문화창고도 평소보다 주차장이 꽉 차는 등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3층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찾은 어린 자녀는 미디어아트가 신기한 듯 눈을 떼지못했으며 7층 루프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된 소리나는 계단에서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6층 지관서가에는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독서를 하거나 이야기하는 시민들로 자리가 꽉 찼다.

주민영(31·울산 남구)씨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무더위가 싹 날아갔다. 오랜만에 좋은 전시도 보고 여유롭게 책도 읽으며 힐링을 하는 기분이다”라고 만족해 했다.

장생포 문화창고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2층 체험존에 긴 줄이 이어지고 6층 지관서가에도 입구까지 자리 꽉 찰 정도로 방문객 많이 늘었다. 청소년과 대학생 단체들도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